인천항만공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일자리나누기가 자칫 인천항만업계에 비정규직을 대거 양산할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세계금융 위기 여파가 몰아치면서 경영 위기에 처한 항만업계는 임원들을 대거 명예퇴직시키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천항만공사가 채용하지 못한 인턴사원 지원자를 업계가 채용키로 하면서 비정규직원만 늘리는 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항만업계는 최근들어 경영 상황이 나빠지면서 수년째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해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항만업계의 몇몇 회사는 공사가 최근 실시한 인턴사원 지원자 가운데 선발되지 못한 11명을 채용키로 했다. 이에 앞서 공사는 지난달 청년인턴사원 채용을 통해 73명 지원자 중에서 당초 계획했던 5명보다 5명을 늘려 모두 10명을 채용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이어 지원자 가운데 항만관련 업체 취업 의사를 밝힌 26명에 대해 항만업계와 협의를 통해 추가 취업을 알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몇몇 회사가 인천항만공사가 알선하는 인턴사원 지원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현재도 직원 가운데 일부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비정규직들은 정규직과 유사한 일을 하면서도 상당히 불리한 처우를 받고 있어 정규직으로 발령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회사가 다시 인턴사원을 채용하게 되면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전환의 꿈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 비정규직을 과다 채용하고 있는 회사들은 사회적으로도 부도덕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공사는 외형적으로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공로를 얻겠지만 업계는 결국 비정규직을 늘리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사는 인천항을 활성화하기 보다 정치성 홍보에만 전력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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