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침뱉기식 얘기일지 모르지만, 조합이 인천에서 해왔던 역할을 되돌아볼 때 반성할 면도 없지 않습니다. 그 치부를 발판으로 이제는 자긍심을 높이고자 합니다.”

지난 6일 취임한 박창호(49·인영자동차공업(주) 대표이사) 인천시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 제11대 이사장은 우선 과제를 인천바닥에서 조합의 위상을 올곧게 세우는 일로 꼽았다.

조합이 생긴지도 26년째다. 지금은 종합(예전 1급)과 소형(〃 2급)정비업체로 불리는 회원만해도 260곳 4천500명에 이른다. 그는 자동차검사정비업계의 맏형 역할을 저버리지 않을 작정이다. 권리에 집착하는 조합이 아니라 책임을 다하는 ‘인천의 단체’로 자리를 잡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봉사활동과 사회복지사업에 눈을 돌릴 생각이다.

사실 조합 일부 회원업체의 경우 산·학협력을 맺은 인하공업전문대와 폴리텍대학 등의 자동차 학과나 운전전문 학원 등에 실습기자재도 지원하고, 기술지원 강의도 했다. 자동차학과를 나온 학생들을 채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굳이 관련 학·업계가 아니더라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분야를 떠나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정기검사의 85%를 회원사들이 책임지고 있는 공익사업자 단체입니다.” 박 이사장은 회원사들이 책임정비에 앞장서도록 할 예정이다. 보험사와 정비업체 간 ‘악습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보험사는 정비료를 깎을 것을 업체에 요구하고, 업체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멀쩡한 부품을 갈아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는 일도 종종 생기다는 게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 고발센터를 운영해 보험사의 부당행위를 막고, 보험사와의 간담회를 정례화 해 보험수가의 현실화를 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합의 자체 홈페이지도 구축할 예정이다.

“정비업체는 환경의 사각지대로 인식됐습니다. 자원의 재활용 측면에서 정비업체는 중용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박 이사장은 자동차에서 나오는 폐유·폐배터리·폐범퍼를 얼마든지 재활용할 수 있었지만 그 동안 무심코 버려졌다는 것이다. 산·학연구를 통해 이들 폐자원을 자원화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 조합이 개입해 정비업체에서 필요한 부품을 공동 구매해 구입단가를 낮춰 회원사의 권익을 보호할 계획이다.

“정부는 자동차에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달아 수도권대기질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선할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박 이사장은 현장에서 노하우를 쌓은 정비업체의 기술지원을 통해 정부시책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마음니다. 1조5천억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장치의 일부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화물트럭에 장착하는 배출가스 산화장치는 시속 100㎞ 달려야 고온에 의해 대기오염물질을 태워야 하지만, 시내에서 그 속력을 내지 못해 대기오염 물질을 차 배기장치에 쌓인다는 것이다. 정책건의를 통해 정부 시책의 제대로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마음이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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