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시작한 18대 국회 첫 번째 국정감사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인천지역 의원들을 비롯한 각 의원실의 역량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초선의원들은 어느 상임위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활동 내역을 유권자에게 알리거나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기회로 활용하는데 차이가 나 개원 초 요직 상임위인 국토해양위 등에 배치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선수에서 밀려 비인기 상임위에 배정된 경우가 많아 아직까지 실력 발휘(?)를 못하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올 국감은 여·야가 현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나 전 정권의 이념 편향 부각 등에 당력을 집중시키면서 지역 의원들이 밤새 준비한 현안들이 뉴스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현실지만 이런 와중에 자신의 의정활동을 효율적으로 알리는 의원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정무위에 소속한 민주당 신학용(계양 갑) 의원으로 그는 교육과학기술위 의원이 발표해야 맞을 것 같은 대학입시 답안지에서의 오류 사례 및 부정사례를 발표, 큰 관심을 끌었다.

신 의원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입수능연구관리처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수능시험 채점 과정에서 오류(마킹 실수 등) 사례 중 컴퓨터용 펜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가 900건에 달했다”고 주장하며 학생들이 점수를 더 받기 위해 중복 표시나 정정을 하는 경우가 연 5만여 건이나 되지만 모두 무효 처리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2008년 입시에서 적발된 부정 사례를 나열, 입시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의 눈길을 끄는데 성공했다.

보건복지가족위에 소속된 민주당 송영길(계양 을) 의원은 지난 17대 때 재경위 경험을 바탕으로 ‘키코 등 환헤지 피해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최근 중소기업의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키코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 뉴스의 중심에 섰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에 소속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전교조 저격수’라는 별칭답게 주경복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전교조의 지원금으로 선거를 치렀다고 폭로하는 등 전교조의 문제점을 강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최근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공성택 교육감이 사학 관계자 및 급식업체로부터 격려금을 받은 것이 드러나 ‘역풍’을 당해, 다소 빛이 바랜 상태다.

초선이면서도 국토해양위 입성에 성공한 한나라당 박상은(중·동·옹진) 의원은 인천공항고속도로 등 민자고속도로 운영의 문제점과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등 인천과 관련된 크고 작은 문제를 제기, 알짜 상임위에 들어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법제사법위에 배정된 홍일표(남구 갑) 의원은 ‘판사 교육 발언’을 놓고 야당의 ‘5·6공적 발상이다’이라는 지적에 ‘의도적 왜곡이자 명예훼손’이라며 성명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소리 없이 꾸준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청장 출신인 한나라당 이학재(서구·강화 갑) 의원은 상임위가 일반인의 관심을 끌기 다소 어려운 지식경제위여서 활동이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구본철(부평 을) 의원도 문화체육관광위가 KBS와 YTN 문제를 놓고 여야간 격론이 벌어지면서 전자통신전기 분야 전문가로서의 실력을 대외에 알리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는 다행히 문광부를 상대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문제를 제기, 지역 사회에 활동상을 소개할 수 있었다.

한편 행정안전위원장인 조진형(부평 갑) 의원은 서면 질의를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데, 그동안 안상수 인천시장과의 친분을 감안할 때 16일 인천시 국감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흥밋거리다. 김기준기자 gjkim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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