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내년 2월 남동산업단지 유수지를 친환경 수변공간으로 조성하는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한다. 총 300억원을 투입해 유수지 제방 경사면에는 잔디를 심고 호안에는 갈대와 부들 창포 등으로 인공습지를 조성해 2011년 완공되면 남동산단 유수지는 혐오공간에서 친환경 수변공간으로 탈바꿈해 시민의 휴식공간과 체험학습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제1유수지 61만6천㎡는 철새들의 도래지로, 제2유수지 12만8천㎡는 복개를 하지 않고 비가 올 때는 유수지로 평상시에는 체육시설과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남동산단 유수지 친환경관리방안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팀도 구성키로 했다.

남동산단을 건설하면서 장마철 침수에 대비해 함께 조성된 유수지는 빗물관과 하수관의 잘못된 연결로 생활하수 등 오폐수가 끊임없이 유입되는 바람에 부영양화로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업체들의 해외이전 급증과 임차공장 성행 등이 겹쳐 관리가 더욱 소홀해지면서 시민들이 아예 접근하기조차 꺼릴 정도로 수질이 악화된 실정이다.

시가 남동산단의 환경개선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는 있지만 여전히 환경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남동산단 내 하천과 유수지 오염의 주범인 폐수, 침출수 배출 등 146건이 민간감시단체에 적발됐다고 한다. 남동유수지로 유입되는 오염원은 폐기물 생활하수 등 다양하므로 산업단지 내 관로 오접합의 조속한 정비 등 이들 오염원의 중점관리가 요구된다. 시의 단속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이전에 기업 스스로 환경의식을 갖고 철저한 환경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생태적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동산단 유수지엔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멸종위기 철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목격돼 조류학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제1유수지는 저수량이 428만t에 달해 청정수로 유지하고 관리만 잘 한다면 철새가 날아드는 호수로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호수공원과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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