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와 수자원공사가 타당성 용역을 통해 이익은 부풀리고 비용은 줄여 경인운하를 경제성 있는 사업으로 둔갑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예상되는 비용을 계상해 분석할 경우 경인운하 사업은 비용과 편익이 기준 1을 밑도는 0.6으로 밑지는 사업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하석용 경제학 박사(인천대 겸임교수)는 인천환경원탁회의와 인천환경기술센터 주최로 26일 로버트호텔에서 열린 포럼(주제·경인운하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에서 이같이 밝혔다.하 박사는 경인운하를 건설할 경우 비용(1조8천429억원)보다 편익(1조5천374억원)이 훨씬 많아 경제성이 있는 사업이라는 건교부와 수공의 주장은 허구라고 지적했다.

그는 건교부와 수공의 용역결과 ‘경제성 있는 사업’으로 결론 난 원인은 비용이 드는 굴포천 방수로 공사와 편익만을 고려한 경인운하 사업을 따로 떼어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수공은 경인운하 건설을 전제로 5천539억원을 들여 지난 해 5월부터 길이 14.2㎞와 폭 80m의 방수로와 4차선 제방도로(13.4㎞) 등을 건설하는 방수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하 박사는 건교부와 수공이 용역을 통해 경제성을 분석하면서 경인운하의 해사·화물터미널 건설에 따른 하상이 높아지는 한강의 준설비용조차 비용으로 계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기관이 경인운하 건설시 인천과 서울에 국제터미널을 건립해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제시하고도 세관이나 출입국관리소, 검역소 등 통관절차에 필요한 기관의 운영·관리비나, 건축비 등도 비용에서 생략했다고 설명했다.또 한강물을 주운수로의 유지용수로 사용하는 경인운하가 건설될 경우 인천앞바다의 담수충격(바닷물에 민물이갑자기 유입했을때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른 피해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그는 여기에 배를 운항할 수 있도록 주운수로에 항상 한강물을 채우는 경인운하 건설로 해발 5.5m로 거의 평지인 하류지역은 사리 때 운하의 갑문을 제대 열 수 없어 오히려 홍수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하 박사는 경인운하 건설여부와 친환경적 방수로 건설을 위해 조직한 굴포천 유역 지속가능위원회에 건교부장관과 인천시장, 수공 이사장, 환경부 장관을 위원으로 위촉해 책임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자고 제안했다.또 위원회 내부에 치수·환경·경제성 분야를 다루는 소위원회를 구성한 뒤 심도있는 분석을 통해 ‘방수로만 건설할지, 아니면 운하까지 건설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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