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기상청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연일 더위만 계속 됨을 탓하여서 그런지 이번 태풍·장마비는 우리나라 곳곳에 깊은 상처를 입히고 지나갔습니다. 큰 물에 쓸려 유실된 시설을 복구하는데 온 힘을 다 하고 있을 이때에는 기온과 습도가 높아 바이러스를 비롯한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생체리듬이 깨지며 우리 몸의 방어기능인 면역성이 약화되기 쉬워져 우리 눈 바깥쪽의 각막, 결막이 감염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여름철 장마를 전후하여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유행성각결막염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 8형 / 19형’에 의해 발병하며 전염성이 아주 강한 특징이 있어, 가정이나 직장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손, 수건, 생활용품을 통해 쉽게 옮겨지게 됩니다. 이 질환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감염되기 쉬우나 공기중 전염은 거의 없어 대부분 눈의 분비물로부터 손을 통해 전염되며, 열이나 소독약에도 잘 살균되지 않기 때문에 수영장, 목욕탕에서도 쉽게 전염됩니다.치료는 감기와 마찬가지로 특효약이 아직 없으며 병의 호전은 주로 환자 자신의 면역성에 좌우됩니다. 이에 초기 2주간은 얼음찜질로 부종이나 통증을 줄여주고 선글라스 등으로 눈부심을 막아주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에 병원에서는 염증을 억제하는 소염진통제용 안약을 사용하며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안약도 처방합니다. 보통 2~4주가 지나야 증세가 완전히 없어지기 때문에 각막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는 일주일에 최소한 두 번 정도는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아무 안약(특히 스테로이드 안약)이나 함부로 사서 사용하는 것은 바이러스의 활성을 높여 병의 경과를 오히려 길게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물감을 억제하기 위해 눈을 세척할 목적으로 생리 식염수를 넣는 것은 오히려 오염될 우려가 있고 눈의 건조를 더욱 가속화시키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며 전문의가 처방한 인공누액이나 상품화되어 있는 인공누액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눈병이 나아가는 시기인 2주쯤 후에도 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l 눈을 비비는 것을 피해야 하는데 이는 각막 표피가 벗겨져 통증이 심할 뿐만 아니라 시력이 떨어지는 등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이 뻑뻑할 때는 전문의의 처방으로 인공누액(인공눈물)을 사용하면 됩니다.

보통 2~4주후 별 부작용 없이 완치되지만 드물게 각막의 반흔이 수개월씩 오래가면서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흔히 ‘아폴로눈병’이라고 불리는 급성출혈성결막염은 유행성각결막염에 비해 1~2주정도의 짧은 기간 지속되고 결막에 충혈이 있어 놀랄 수 있지만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고 치료도 유행성각결막염과 비슷합니다. 전염성 눈병이 유행할 때는 외출후 손을 깨끗이 씻고 눈을 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하며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서 원인 바이러스가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일단 증상이 있으면 아무 안약이나 함부로 넣지 말고 전문의의 치료와 함께 충분한 휴식, 영양 섭취를 하고 음주·과로를 삼가해서 자신의 면역성을 키우는 것이 빠른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은 여름철 렌즈의 소독과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렌즈 착용시 불편함이 있을 때에는 즉시 착용을 중지하여야 하며, 나타난 증상만으로 자가진단하여 행동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므로 정확한 진찰을 통해 원인치료 후 재착용을 결정하여야 합니다.최근에는 콘택트 렌즈 착용 중 시력상실의 우려가 높은 세균성 각막염이 증가추세에 있고 새로운 균 종류도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콘택트 렌즈를 끼고 수영을 한다거나 부주의한 소독, 관리, 자가진단 등은 대단히 위험한 행위이므로 조심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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