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하천들을 살리자는 첫 제안이 있었던 지난 2003년 4월 이후 5년5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인천시는 장수천과 공촌천, 승기천, 굴포천 등 인천의 주요하천마다 각각의 테마를 부여, 환경친화적인 자연형 하천으로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도심 속의 하천이 자연환경문제는 물론 삶의 질 향상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민간의 관심도는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16일 시는 ‘하천 마스터 플랜’을 통해 승기천이나 굴포천 같은 비교적 큰 하천 외에 지류에 해당하는 작은 하천 등 19개 하천에 대한 테마별 복원계획을 발표했다.

홍수방지와 자연환경복원, 고유성 발굴 등 하천에 대한 통합적 관리방향의 제시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민·관이 함께 추진하던 자연형 하천개발사업이 더욱 큰 형태의 주요사업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하천살리기와 같은 사업은 민간이나 관청 등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주도로는 이뤄지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어느 사업보다도 시민들의 공감대와 이해를 얻어야 하고 또한 협력을 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인천시하천살리기추진단과 같은 민간협의체의 구성과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하천살리기추진단의 발자취

민·관·전문가 사이에 존재하는 하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조정하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하천 살리기를 추진하기 위해 인천시하천살리기추진단이 구성됐다. 추진단은 전문가, 시민환경단체, 유관기관 총 60명의 추진위원으로 구성됐으며 현재 제3기 하천별네트워크가 구성중이다. 130여개 단체가 참가를 신청할 정도로 몸집이 불어났다.

추진단은 우선, 장수천 1단계사업 이후, 현재 진행되는 승기천, 굴포천, 공촌천이 자연형하천으로 조성되도록 하는 것이 최대의 목적이다. 이후, 외국 및 타도시의 하천유지관리 사례를 수집하고 인천하천에에 맞는 하천유지관리방안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자연형으로 조성된 하천엔 하천별네트워크를 통해 하천 구간별 담당제를 추진하여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하천의 일정구간을 담당하는 등 관리와 감시활동과 안내자 활동을 추진해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하천활동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마스터플랜이 수립됨에 따라 도심 5개 하천 이외의 인천 전체하천으로 영역을 넓혀 인천의 하천이 자연형하천이 조성되도록 해야한다.

하천살리기추진단의 1차 목표는 ‘시민참여’였다. 실제로 공촌천과 장수천, 승기천, 굴포천 등 주요하천별로 민간네트워크가 각각 형성돼 하천체험과 하천아카데미 등 활발한 민간활동이 이뤄지며 하천살리기의 중요성 등 시민공감대를 형성해 갔다. 이런 민간활동들은 하천살리기 개선효과 모니터링과 인천하천환경정책 수립을 위한 정책제안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내고장의 하천을 바로알고 하천의 복원과정을 상세히 알려줌으로서 하천살리기사업이 시 정부와 민간의 공동책임이라는 의식을 심어주는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최혜자 사무국장은 “추진단의 구성과 각 하천별 네트워크 구성으로 하천복원에 대한 시민공감대와 그에 따른 시 정책방향 수립, 시민들의 의견수렴 등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라고 말했다.

◆하천 마스터 플랜

인천시는 인천시내 7개와 강화지역 12개 등 인천 지방 하천 19개를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테마별 하천으로 복원키로 했다.

시는 지난 16일 하천마스터플랜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고 굴포천·승기천·공촌천·장수천 등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 중인 하천과 침수방지를 위해 설계 중인 하천을 뺀 19개 지방 하천을 역사와 문화를 연계한 테마별 하천으로 개선키로 했다. 우선순위를 따진 뒤 총 9천730억원을 들여 단기(2010~2015년)와 중기(2016~2020년), 장기(2021~2030년) 등 3단계로 나눠 테마형 하천 조성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마스터플랜은 인천시 지방하천 31개중 최근 기본계획이 수립되었거나 자연형하천조성사업이 진행되는 하천을 제외한 인천지역 7개하천과 강화지역의 12개 하천을 포함한 19개 법정하천을 5권역으로 나눠 개발한다는 것이다.

권역별로 보면 ▲1권역(승기천, 장수천, 만수천, 운연천)은 도시와 어우러지는 건강한 생태하천 ▲2권역(굴포천, 계산천, 귤현천, 계양천)은 한강하구와 연계한 자연과 공존하는 굴포천 생태문화 ▲3권역(공촌천, 심곡천)은 연안 생물 다양성을 꽃피우는 아름다운 하천 ▲4권역(대곡천, 검단천, 대포천, 나진포천)은 새로운 물 문화를 창출하는 청정 도시하천 ▲5권역(동락천 등 12개 강화지역 하천)은 신성하고 고유한 자연문화 계승하천 등 전체 5개 권역으로 설정했다. 기존의 하천, 소하천, 구거 등의 기본계획 수립이 선(線)개념으로 진행되던 것을 하천, 소하천, 구거 등이 속한 유역의 전체 계획 속에 기본계획이 수립되도록 면(面)개념으로 바꾼 것이다.

안상수 시장은 중기계획으로 잡혀있는 테마별 하천 조성사업을 가능하면 2014 아시안게임 이전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서둘러 줄 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민간에서 보는 이번 마스터플랜의 가장 큰 성과는 인천시가 시 도시계획을 세울때 하천에 대해 마스터플랜을 2020 인천도시기본계획에 반영시킨다는 점이다.

그러나 총사업비가 9천730억원, 연간 유지관리비만해도 860여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19개 테마별 하천 조성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또한 일부 시민단체는 하천 마스터 플랜이 2014아시안게임을 의식한 조급한 계획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하천살리기 사업이 정치적 해석과 이해관계에 의해 변질되는 것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민간협의체가 풀어야 할 숙제는

“내부적인 문제로 인해 3기 추진단 구성이 늦어지면서 3기 하천별 네트워크 구성이 늦어졌습니다. 본의 아니게 지역사회에 걱정을 끼쳐드려 실무책임자로서 사과를 드립니다.”

3기 하천 네트워크 구성이 늦는 이유를 묻자 최혜자 사무국장은 사과부터 했다.

‘굴포천 자연형 하천’조성사업이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굴포천네트워크가 3기 구성을 놓고 여전히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사과였다.

굴포천네트워크 구성이 이처럼 진통을 겪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역 정치권의 개입을 가장 큰 난제로 꼽는다. 실제로 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지역사회 봉사하고 싶으신 분이 그만큼 많아졌다고도 할 수 있지만 여러 기관과 단체, 주민들이 많이 모이고 정치하시는 분들 입장에선 치적을 알리는데 하천만큼 주민에게 다가서기 쉬운 주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굴포천 뿐만이 아니라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다른 하천 네트워크들 역시 내부의 크고작은 진통을 겪고 있었던 것은 마찬가지다.

민간협의체에만 사업을 맡기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우려는 그래서 나온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천살리기 사업은 민간의, 시민의 공감대가 형성돼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천사업을 진행시에 주민의견 수렴과 전문가를 통한 기술검토등 민, 관, 전문가 사이에 눈높이를 맞추는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사례는 전국적으로 우수한, 외국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이는 사례입니다. 하천관련 어느 자리에서도 인천의 사례가 귀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마스터플랜은 행정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닌만큼 19개 하천에 대한 본격적인 사업 역시도 추진단을 통해 시민참여를 통해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김요한기자 yohan@i-today.co.kr

“자연형 하천개발 성장계기 될 것”

최혜자 인천시하천살리기 추진단 사무국장

“인천시의 하천 마스터플랜(MASTER PLAN)으로 인해 인천 하천 살리기사업은 또한번의 성장을 했습니다. 이 일을 하며 가장크게 느낀 보람 중 하나입니다.”

인천시하천살리기추진단 최혜자 사무국장은 최근 인천시가 내놓은 19개 하천에 대한 마스터플랜에 대해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인천시 예산정책토론회들을 통해 19개 하천에 대한 정비 필요성을 제기해왔고 지난 2006년부터 2년여에 걸치는 기간동안 과업지시서 작성부터 용역 중간과정 동안 회의를 통해 내용을 공유, 보완해왔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적으로 시민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추진 최종보고회까지 온 것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고 했다.

최혜자 사무국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 하천정비계획들이 2020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다”며 “하천이라는 것이 도시계획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점은 민간과 관청, 전문가들의 의견이 점차 좁혀진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또 “마스터플랜 수립을 통해 인천광역시 전체의 고유하고 조화로운 하천상 정립과 유역의 효율적인 물관리 및 하천 생태계 관리의 기본방향을 설정해 보전, 복원, 친수 등 하천공간 특성에 맞는 하천관리의 기본방향을 설정하려 한다”며 “인천의 고유한 자연환경, 역사, 문화와 생태적으로 건강한 하천상을 구현해 살기좋고 살고싶은 도시 인천으로 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하천 네트워크의 내부갈등으로 네트워크 구성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최 국장은 “사람이 모이는데 말이 많은건 당연한 것”이라며 “속된말로 하천살리기추진단이 그만큼 떴다는 반증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하천살리기사업의 규모가 확대되고 그만큼 중요성이 강조되며 시민들의 고나심이 높아지자 각계에서의 참여도가 높아진 것으로 이해달라는 얘기다.

19개 하천에 대한 마스터플랜에 대해선 민간의 역할이 역시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국장은 “하천과 관련된 사업들은 모두 민간의 협조와 이해,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며 “하천은 곧 시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생활 그자체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인천시하천살리기추진단을 기초로한 각 하천별 네트워크 등 민간협의체의 중요도가 강조되는 이유다.김요한기자 yohan@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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