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천은 남동산단 유수지를 거쳐 황해로 직접 유입되는 지방2급 하천으로, 남동구와 연수구의 경계를 형성하면서 흐른다. 유역면적은 33.58㎢, 유로 연장은 10.33㎞이며, 너비는 상류부가 45∼80m, 중류부가 80∼105m, 하류부가 104∼153m로 편차가 심하다.

상류부는 복개돼 있고, 중류부의 둔치에는 농경지가 형성돼 있으며 하류부의 오른쪽 둔치에는 연수택지개발지구가, 왼쪽에는 남동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원래 100년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홍수에 대비해 하천을 정비했으나, 각종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수질오염이 심하고, 기준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현재 하천 기능은 거의 상실한 상태다.

지난 2003년 당시 생활하수 및 공장폐수 증가로 오염물질이 늘어났고 귀화식물이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하천이 자정기능을 잃었을 뿐 아니라 생태계도 파괴됐다.

도심권의 악취 발생으로 인해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고 상류부의 복개로 인해 자정 능력을 잃었다. 토양 부패로 용존산소가 부족하며 둔치의 경작으로 인해 친수공간이 축소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무엇보다 승기천은 산단과 택지지구 사이에서 각종 오·폐수에 시달리는 죽은 하천이나 다를바 없었다.

승기천 네트워크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 지난 2005년 발족, 승기천은 ‘도심지에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이라는 테마가 부여됐다. 1기 네트워크는 이런 승기천 변신을 위한 뼈대를 세우는 작업을 해왔다.

2기 네트워크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관심을 높이는데 활동을 집중했다. 한달에 한 번 정기적인 모임은 물론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는 정화활동도 벌인다. 양주천과 전주천 등 국내 하천 중에서 승기천과 비슷한 경우이거나 자연형 개발이 이뤄진 하천을 탐방하기도 한다. 귀화식물이나 쓰레기 제거, 수질검사, 남동유수지 활용에 대한 방안 논의 등도 이뤄진다.

이같은 승기천 네트워크의 활발한 활동은 민간단체 30개, 500여 명의 회원으로 이뤄진 승기천 네트워크의 힘이다. 최근에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승기천 네트워크의 활동내용 등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평소 자발적인 참여를 강조해왔던 승기천 네트워크의 ‘활동과 실천 = 자발적관심’이라는 철학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현재 시는 내년 인천세계도시축전 개막 이전에 도심하천을 모두 정비해 자연형이나 생태하천으로 그 모습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착공해 내년 5월까지 준공해야 하는 승기천은 388억 원이 투입되며 5월 현재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물은 승기하수처리장 물을 끌어오려 했으나 4㎞에 이르는 관로비용이 150억 원 이상 추가로 소요될 수 있어 만수하수처리장 처리수를 기존 2.3㎞ 오수관로를 청소해 쓰기로 했다. 질소와 인 등 성분분석을 위해 물을 흘려보낸 뒤 6개월간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승기천 조성사업은 남동산단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하천을 주민들의 품에 돌려준다는데 있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승기천 변의 산책로를 따라 벌써부터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고 있다.



김인철 상임대표는 “승기천은 버려진 하천을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살아있는 하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하천이 되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 모니터링·관리 통해 재조성된 하천 지켜나가야”
김인철 승기천네트워크 상임대표

“이제 승기천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입니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바로 지금 승기천을 봐야 합니다. 더럽고 지저분한, 정비가 덜 된 승기천을 보고 하천을 되살려야 한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교직에 40여년 이상 몸담았던 탓일까. 승기천 네트워크 김인철(64)상임대표는 승기천의 올바른 개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무엇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현장에 와서 직접 보고 느껴야 한다는 실전적 교육을 강조한다. 현재의 승기천을 보고 난 이후, 변화된 모습을 비교하게 되면 도심 속 하천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인식하게 될 것이란 생각이다.

김인철 상임대표는 “승기천이 행정구역상 남동구에 속해 있지만 실제적인 영향은 연수구민들에게 더 미치는 만큼 연수구민들의 큰 관심이 필요하다”며 “자주 나가보면서 시간이 갈 수록 변해가는 하천의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임대표는 인천이 직할시로 분리되기 전의 경기도 인천시 시절부터 인천과 인연을 맺었다. 인천여고 교사, 인천과학고등학교 초대교장 등을 지냈다. 봉사활동하면서 알게된 하천살리기추진단 승기천 네트워크와 인연을 맺고 지난 2005년에는 승기천 네트워크 공동대표도 맡았다.

정기적인 모임은 물론 각종 전시회, 생태탐방 등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나섰으며 교직 경험을 살려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승기천을 제대로 살려보자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믿었다. 때문에 김 대표는 최근 하천살리기추진단과 각 하천 네트워크들이 겪고 있는 내홍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도심속 하천을 올바르게 살려보자는 모임들이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자리싸움을 하거나 서로 헐뜯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국 사업 전체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김인철 대표는 “승기천을 비롯한 각 하천들이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거나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를 통해 자연형하천으로 재조성된 승기천을 지켜나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요한기자 yohan@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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