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최원식)이 기획·진행하고 있는 문화콜로키움 ‘컬쳐브릿지’ 다섯 번째 자리가 20일 오후에 열렸다. ‘컬쳐브릿지’는 문화이론의 다양한 화제들을 점검, 문화연구의 새 가능성을 전망하기 위해 열린 토론회다.

‘대중문화시대, 대안으로서의 지역문화’를 주제로 구모룡 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교수가 발제를, 최원식 변호사가 토론을 각각 맡았다. 구 교수는 부산에서 활발하게 문학평론과 지역문화운동을 겸하고 있다.구모룡 교수는 인천과 부산이 식민도시로 출발하면서 현대화 과정의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전제를 했다. 분단체제기에 서울-부산간 개발이데올로기 축이 형성됐지만 냉전체제가 와해되면서 인천이 활발하게 지역정책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 교수는 “자기가 딛고 있는 땅으로부터 소외된 이념과 실천은 공허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지역문화를 보는 시각, 지역문화의 가능성 등에 대한 입론을 펼쳤다. 중심부 서울이 문화자본과 문화권력을 독점하는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구 교수는 지방역시 ‘지방주의’에 빠지면서 모순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역사적, 현실적 문맥이 없는 지방문화유산만 가지고 지방의 문화적 우월성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비판적 지역주의’를 주장했다. 자기비판과 중심부 비판을 병행하면서 지역을 새로운 가치생성의 공간을 인식하는 게 비판적 지역주의이다. 또한 구 교수는 저항으로서의 지역문화운동 방식에서 탈피, 21세기에 걸맞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구 교수의 입론은 방법론적 새로움은 있지만 구체적 실천사례가 제시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

토론자로 나온 최원식 변호사는 문화적 측면에서 중심과 주변을 가르기보다 다양성을 무게중심에 두자고 말했다. 특히 ‘황해문화’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는 최 변호사는 잡지를 편집하면서 지역문제가 중앙에 어떻게 어필될까 하는 식의 중앙중심적 사고가 있다고 자기비판을 했다. 최 변호사는 인천에서 지역문화운동과 시민운동 간에 소통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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