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권패 사태’로 파행을 빚은 한국 프로축구연맹과 제주 유나이티드가 축구팬들에게 사죄하며 재발 방지와 함께 팬들이 원하는 리그로 거듭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제주의 정순기 단장은 18일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프로축구연맹 긴급이사회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16일 우리 팀이 포항전에 출전하지 않고 경기를 포기한 채 돌아섰던 것에 대해 축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 드린다”며 “사정이야, 이유야 어찌됐건 간에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축구팬께 다시 한번 깊이 사죄한다”고 밝혔다. 제주는 16일 열릴 예정이던 삼성 하우젠컵 2006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경기에서 연맹이 경기 시간과 개최 장소를 일방적으로 변경, 통보했다며 출전을 포기해 규정에 따라 0-2 기권패 처리됐다.

정 단장은 “경기 전날 송라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시간 변경 등에 대해서 재확인을 하지 않은 내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며 연맹의 처분을 받아 들였다.이어 김원동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도 “기권패 처리는 경기가 어떤 형태라도 진행됐어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 내린 어려운 결정”이라면서 “이번 일은 그동안 팬들의 바람과 무관하게 리그가 운영돼 왔고, 지나친 승리주의도 일조해 생겼다고 본다. 그에 대한 조율을 제대로 못한 연맹도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축구팬들에게 사과했다.그는 이어 “앞으로 절대 경기가 중단되는 일은 없다”고 약속했다. 연맹은 제주에 대해 기권패 처리 외에 추가 징계는 하지 않기로 했다.

김 사무총장은 “우리가 간과했던 것 중 첫번째가 ‘동업자 정신’의 결여였다. 그리고 구단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연맹의 기능이 미약했다는 점도 인정한다”고 전했다.그는 “K-리그는 그 동안 팬들에게 질타받는 재미없는 경기, 그러면서도 이기기 위한 경기를 했다”면서 “철저히 반성한다. 미흡한 규정은 빨리 보완하고 새롭게 거듭 날 수 있는 틀을 마련 하겠다. 앞으로는 재미있는 경기,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 감독의 판정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나 동업자 정신을 깨트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연맹 규정대로 강력하게 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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