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연기 인생을 살아온 최규호 극단 마임 대표(50)가 1인10역의 모노드라마를 선보인다.

“연극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당신의 어릿광대는 어디로 갔습니까’라는 모노드라마를 했습니다. 당시 서울 여의도, 신촌 등에서 1년 동안 성공적으로 공연을 펼쳤지요. 그 후 25년 만에 다시 모노드라마를 합니다. 제 자신에게 큰 ‘과제’를 준 셈이지요. 덕분에 스스로를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 모노드라마 ‘장사의 꿈’은 남달리 힘이 센 시골소년 일봉이 서울로 올라와 겪는 꿈과 사랑, 희망의 이야기다. 이미 연극으로 선보인 황석영 소설을 모노드라마로 다시 각색했다.

이야기는 1980년대 전라남도 영광 밑 햇말이라는 작은 어촌마을에서 시작한다. 가족 대대로 건장한 체구를 타고난 일봉은 씨름선수나 레슬링 선수가 꿈이다.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일자리를 찾지만 서울은 그리 호락하지 않다. 결국 목욕탕 때밀이, 불법 성인영화 배우, 심지어 몸까지 팔며 자신의 꿈과 멀어져 간다.

결국 일봉은 인생의 가장 밑바닥까지 추락한 후에야 세상을 마음대로 살아보자는 생각에 엿장사를 하며 다시 자아를 찾을 결심을 한다. 한 사나이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통해 그릇되고 허황된 삶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생을 추구한다는 슬픈 이야기다.

최 대표는 일봉이, 점쟁이, 목욕탕 때밀이, 호모, 일봉 애인 애자 등 1인 10역을 소화하며 무대 위에서 마술과 묘기, 차력, 악기 연주 등 기량을 뿜어낸다.

특히 이번 공연엔 딸 은비가 연출을 맡았다. 지난 10월 12주년 인천국제클라운마음축제에서 총 감독으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번엔 연극 스승인 아버지의 작품에서 연출인으로 거듭났다.

5일부터 22일까지 남구 문학동 ‘작은극장 돌체’에서 펼쳐진다. 평일 토요일 오후 7시,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없음). 일반 1만5천원, 학생 8천원. ☎(032)772-7361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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