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폐회식은 아리랑 공연의 웅장함을 연출한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열렸으면 한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30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측이 수용한다면 2014년 아시안게임의 폐회식만이라도 평양에서 개최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을 방문한 북측의 김양건 노동부 통일전선부장 일행과 2시간가량 함께 시간을 보낸 안 시장은 “북의 대외개방 첫 관문이 인천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통전부장 일행은 전날 인천을 남측 방문의 첫 목적지로 선택, 안 시장으로부터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인천대교 건설현장을 안내 받았다. 예정보다 30분 더 인천에 머문 김 통전부장은 북측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실세다.

이 자리에서 인천~개성간 고속도로(58.2㎞)의 조기 건설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김 통전부장 일행도 큰 관심을 보였다고 안 시장은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때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의 성공적 개발을 위해, 우선 인천~개성간 도로 건설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 시장은 “강화군 철산리에서 북의 개성시 고도리까지는 불과 1.8㎞ 떨어져 있다”며 “북이 승인한다면 당장이라도 다리를 놓아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통전부장 일행도 인천이 갖고 있는 항만과 공항을 활용하면 북의 대외개방 속도를 높일 수 있음을 확신하는 눈치였다며 안 시장은 그들이 남측 방문의 첫 행선지로 인천을 찾은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특히 “북측이 최근 미국 고위 인사로부터 북미 금융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아시안게임 같은 국제행사를 치러야 한다는 조언을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이 인천 세계도시엑스포와 인천아시안게임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헌장에 명시된 ‘1개 회원국 1개 도시 개최’ 방침에도 불구하고 아시안게임 유치과정에서부터 북측과의 공동개최를 염두에 둔 그의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 시장은 “정상회담 이후 더욱 긴밀해진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폐회식 정도는 평양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OCA를 설득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천에 북측의 연락사무소를 두는 문제는 김 통전부장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우리 통일부와 협조해 조속히 실현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안 시장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 북이 대남사업을 총괄 조율하는 실무진을 대거 파견한 것은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일부 정치적 시각에 대해, “외형적으로 그렇게 비출 수 있지만 그들을 직접 만나본 결과 남북경협의 보다 이상적인 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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