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와 함께하는 하천.’ 생태하천으로 꿈을 꾸는 장수천의 목표다. 장수천에서도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의 싹은 이미 움텄다.

인천대공원~만수천 합류점까지 2.3㎞구간을 정비하면서 장수천은 반딧불이의 서식처로서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1차 자연형 하천조성 사업이 끝난 이곳의 수질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생태도 인천의 어느 하천보다 풍성하다. 2004년 12월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을 마친 4년만의 성과다.

하지만 ‘반딧불이가 사는 장수천’의 기대는 아직 이른 감마저도 없지 않다. 반딧불이가 서식처로 삼을 만한 곳을 만들기 위해선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

29일 ‘인천대공원호수와 장수천 친환경적 연대방안’을 위한 시민토론회에서 지적됐듯이 장수천에 흐르는 물 부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또 장수천의 상류인 남동구 장수동 만의골과 군부대 등지에서 유입하는 오수나 폐수를 얼마나 철저히 막느냐도 장수천이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이다.

▲희망은 싹 텄다.

정수천은 올 연말 2단계 실시설계용역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04년 12월 1단계 하천정비 공사를 준공한 지 4년만의 일이다. 콘크리트 보를 없애고 돌망태가 보를 설치했다. 곧게 편 장수천의 물길을 자연스럽게 뱀 모양의 하도로 바꿨다. 인천대공원 호수 밑 생태학습장도 꾸몄다.

자정작용의 상승효과와 함께 장수천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장수천 상류라고 할 수 있는 수현교와 담방마을까지 수질은 상당히 깨끗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대공원 호구로 끌어들인 3급의 수질을 보이고 있는 팔당원수가 대공원 안 생태학습장을 거쳐 수현교 아래 하류 쪽으로 흘러가면서 수질은 2급으로 좋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갈대 등이 자라고 있는 생태학습장을 거치면서 자정작용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이 살아나면서 생태도 부활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라미와 붕어, 잉어 등이 보이기 시작했다. 맑은 물에서 산다는 도롱뇽과 반딧불이의 먹이인 민물조개, 하루살이 유충도 심심하지 않게 관찰할 수도 있다. 장수천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물을 확보하라

장수천의 수질목표는 수영을 하지 못하더라도 물놀이는 충분히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선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2ppm이어야 한다. 현재는 3ppm정도다.

장수천에 맑고 깨끗한 물을 흐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일은 풍부한 유지용수의 확보다.

하지만 여름 장마철을 제외하고 장수천에는 물이 흐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장수천의 유지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끌어들인 팔당원수를 인천대공원 호수에 모아 놨다가 조금씩 흘려보내고 있는 형편이다. 인천대공원 호수를 관할하고 있는 동부공원사업소는 팔당원수를 많이 끌어들일 경우 수자원공사에 내야 하는 원수 값의 부담으로 충분한 팔당원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이에 따라 장수천의 유지용수는 늘 부족한 상태다.

부족한 유지용수를 확보하는 방안의 하나로 인천대공원 안 자전거광장과 주차장을 이용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곳에 저류조를 설치한 뒤 빗물을 저장했다가 필요한 때 쓰자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연간 3만8천382t을 저장해 유지용수로 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이견도 만만치 않다. 만의골 등 장수천 상류의 논을 이용하자는 의견이다. 논을 사들인 뒤 유지용수를 담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와함께 인천대공원 호수의 수위를 1m상승시켜 장수천 공급유량을 4만6천500t으로 늘리자는 대안도 나오고 있다.

장수천의 유지용수와 저장공간 확보를 놓고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할 일은 아직도 많다

우선 인천대공원 호수 위쪽의 오폐수 차단이다. 사실 만의골 식당지역과 농경지의 오폐수 일부가 인천대공원 호수로 흘러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천대공원 호수의 수질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상류지역의 오폐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선 소형 종말처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시설의 관리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신중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장수천은 앞으로도 2·3단계의 하천정비 사업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청수년수련과 인근의 인공습지 조성사업이 아직 뚜렷한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동부공원사업소는 이 터를 사들였으나 반딧물이 서식을 위한 인공습지 조성에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못한 형편이다. 인공습지를 조성하더라도 반딧불이가 살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실시설계가 서지 않은 담방 마을과 만수하수종말처리장(길이 1.6㎞)와 만수하수종말처리장~소래포구 인근(길이 3.72㎞) 등 2, 3차 조성사업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만수천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를 차단해야 하고, 소래포구에서 이어지는 갯골수로의 조성방안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를 남겨두고 있다.


인천대공원 생태학습장 부근 후보지로

장수천 인공습지의 유력한 후보지는 인천시청소년수련관 바로 뒤편으로 인천대공원 안 생태학습장과 맞닿은 곳이다. 생태계 보전상태가 탁월해 반딧불이 서석지로는 적격지라는 것이다.

인공습지를 가운데로 관모산~생태학습장~장수천을 연결할 경우 생태통로와 함께 종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인공습지 조성 때 귀화종을 없애고 토종 중심의 습지를 조성할 때는 수질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공습지 대상지인 이곳은 빛에 노출이 적은데다 뒤의 관모산으로 음지조성이 가능한 지역을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인공습지 조성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말끔히 풀린 것은 아니다. 인천시 물관리과는 장수천의 테마인 ‘반딧불이와 함께하는 하천’에 맞게 인공습지로 조성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가정청소년과는 청소년수련시설을 건축해 이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가정청소년과의 활용방안은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아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태다.

그러나 인천대공원을 관리하는 동부공원사업소는 갈대 숲 등 공원시설을 확충하는 공간으로 사용하자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당초 인천대공원 호수를 이곳까지 넓혀 친수나 친환경공간으로 꾸미자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물관리과와 하천살리기추진단의 안은 사실 동부공원사업소의 안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물을 얼마나 끌어 들일 것이가에 대한 차이점이다.

일단 하천살리기추진단의 안은 조성한 인공습지는 사람의 간섭을 배제하는 생태계 보전구간으로 활용하고, 그 바깥에는 관찰데크를 설치해 교육장소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인공습지눈 애기부들과 갈대, 줄을 심어 동부공원사업소가 구상하고 있는 갈대 숲 조성계획을 보완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식생계획에는 수질개선 효과도 염두에 둔 측면도 크다. 수생식물의 단위면적 당 오염물질 제거 량을 보면 애기부들의 경우 질소는 ㎡당 84.4g을, 인은 10.8g을 흡수한다. 갈대는 이보다 많은 훨씬 많다. 질소는 105.8g, 인은 13.4g을 자정작용을 통해 없앤다. 또 줄은 질소를 68.6g, 인은 11.1g을 각각 줄인다. 2만7천㎡ 규모의 인공습지에 이런 수생식물을 심을 경우 장수천의 수질은 2등급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럴 경우 57과 144속에 이르는 식생과 11종류의 어류가 서식하는 장수천의 식생은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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