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 과학자가 사람의 뇌세포 사이에서 정보 교환이 어떻게 이뤄지고, 각종 뇌 질환이 왜 발생하는가를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를 찾았다.

미국 록펠러대학 폴 그린가드 박사팀의 김용(36) 박사는 뇌 속에서 기억과 인지등의 정보처리 과정을 수행하는 부위인 `스냅스'의 형성과 기능 등에 영향을 미치는`수상돌기 가시(dendrite spine)'의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과학저널인 네이처지 인터넷판에 이날 실렸다.그린가드박사는 2000년 노벨의학상 수상자로, 김 박사는 1999년 포항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으로 건너가 그린가드 박사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뇌에는 약 100조개의 뇌세포가 있고 한 개의 뇌세포는 평균적으로 1천개 정도의다른 뇌세포와 직접적으로 정보를 교환한다.

이 같은 뇌세포 사이의 정보 교환은 정보를 주는 뇌세포의 `축색돌기(axon)'와 정보를 받는 뇌세포의 `수상돌기(dendrite)'가 만나는 `시냅스'라는 구조에서 일어난다.즉 시냅스는 신호를 전달할 신경세포와 전달받을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부위를의미하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질병 치료의 기틀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시냅스의 형성과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밝히기 위해 연구해왔다.이 중에서도 특히 수상돌기의세부구조인 `스파인(spine.가시 모양의 돌기)'이라는 구조의 형성과 모양조절 메커니즘을 밝히면 시냅스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이에 따라 스파인의 형성과 모양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밝히려는 노력이 세계각국의 연구팀에서 경쟁적으로 진행 중이다.이번 논문을 보면 김용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팀은 스파인 및 스파인 구조의 역동적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 요소인 `액틴필라멘트(Actin Filament)'의 형성과 억제가 `웨이브1(WAVE1)'이라는 단백질의 인산화(燐酸化)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

즉 스파인에서 액틴필라멘트를 형성하는 단백질인 웨이브1이 `Cdk5' 라는 효소에 의해 인산화가 되면 웨이브1에 의한 액틴필라멘트 형성이 억제되고 그 결과로 스파인이 감소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반대로 뇌 세포가 `도파민(dopamin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활성화되면 `cAMP'라는 2차 전달 물질을 통해 웨이브1의 인산화가 감소해 엑틴필라멘트의 형성이활성화 되고 그 결과로 스파인 형성이 촉진된다는 것이다.

김용 박사는 "시냅스의 변화는 치매, 마약 중독, 정신분열증 등의 질환에서 공통으로 발견되기 때문에 이들 질병을 규명하려면 하부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필요하다"면서 "이번 연구성과가 기초적이긴 하지만 질병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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