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들끓게했던 한류(韓流)열풍이 사그러들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다시금 ‘지속가능한 한류’로 전환시키기 위해선 파상공세의 문화상품이 아닌 ‘소통의 언어’를 찾으려는 태도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한류 7년’의 태평성대를 누리는 동안 아시아문화시장의 전문가 한명도 길러내지 못한 채 한류를 열광하지 않는 이유조차 단지 추측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라고 꼬집었다.

인천문화재단이 22일 오후 1시30분 파라다이스호텔 인천에서 ‘포스트 한류시대, 아시아문화교류의 전망’을 주제로 연 심포지엄에서 김성수 영화감독은 이같은 의견을 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 감독은 중국에 불어닥친 한류는 10년을 넘기며 차츰 시들해져서 중국TV 인기작은 더이상 한국드라마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영화에서도 2003년이후 매년 30%이상 증가하던 수출실적이 2006년의 경우 전년대비 68%나 폭락하는 등 머지않아 한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김 감독은 이와같은 표류 원인으로 지난 10년간 노출됐던 한류문화상품에 대해 아시아가 점점 식상해하고 있음을 꼽았다. “일종의 패턴화된 한국식 스토리텔링의 신선도가 떨어진 것으로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졌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배우만 팔아먹으려 했지 작품을 다시 만들려는 의지가 별로 없었다”고 풀었다.

또 다른 이유로 한류의 특징이 희석되고 있음을 들었다. 한국콘텐츠의 영향을 충분히 받은 동남아 각국 문화콘텐츠업계로서는 한류가 더이상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제 각국은 한류의 영향을 자기식대로 소화한 음악과 드라마, 영화들을 쏟아내면서 한류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류란 우리가 일으킨 파도가 아니라 상대방에서 불어와준 ‘고마운 바람’이었음에도 이를 당연시한 데다, 한술 더해 한류콘텐츠로 그들의 극장과 가정을 융단폭격하고 상대방 문화를 초토화하는 영광을 꿈꿨다고 꼬집었다.

김 감독은 “한류열풍이 아시아 문화컨텐츠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였다면 힘을 잃어가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한가지 희망적인 사실은 한류의 학습효과가 우리를 변화시켜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파도를 일으키려는 시도들이 있어 환영할 만하다”고 풀었다.

이날 이경학 애니메이션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 아시아를 넘어’를 주제로 한류을 짚었다. 또 이기원 방송작가는 ‘일본 원작의 한국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소설 김영하 작가는 ‘문화적 돌연변이’를 주제로 풀었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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