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외국 항공사와 손잡고 추진 중인 저가항공사(LCC) 설립이 내부 복병을 만났다.

시에 따르면 19일 시의회 산업위원회는 소관부서의 내년 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지역항공사 설립에 필요한 인천관광공사 출자금 4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시는 지난 5일 싱가포르의 타이거항공사와 내년 초 인천국제공항을 근거지로 하는 저가항공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공동합의문(MOU)에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항공사 설립에 필요한 초기 납입 자본금 200억원은 시와 인천관광공사 등이 51%를 출자하고, 타이거항공이 49%를 부담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날 시의회 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산업위원회 의원들은 항공사 설립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며 시가 요구한 인천관광공사 출자금을 전액 삭감, 내달 초 외국기업과의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위원회 강석봉 위원장은 “시가 2년 전부터 저가항공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현실여건은 많이 변했다”며 “가까운 중국과 일본 등에서 이미 저가의 항공운임으로 국제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만큼 항공사 설립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또 산업위는 공동사업자로 나선 타이거항공이 저가항공사 운영으로 발생하는 적자를 모두 부담하는 것을 계약서상에 명시하지 못할 경우, 의회 차원에서 항공사 설립을 적극 저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시가 추진하는 저가항공사는 국내 국적항공사의 저항과 까다로운 건교부 승인 이전에 시의회를 설득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한편 이날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도 시 국제협력관실의 내년 예산안 가운데 최근 개소한 중동문화원 운영비를 포함한 20억5천만원의 예산을 삭감, 자칫 국제문제로 비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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