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둥 공항에 도착하니 중국 고유의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우리 일행은 시속 431Km로 가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자기 부상열차에 몸을 실었다.

상하이는 2천만명이 거주하는 큰 도시다. 황포강을 따라 미국, 영국, 프랑스의 조계지역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고풍스런 서양식 건물이 많아 유럽에 온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둘째 날, 월과 남송이 도읍을 정했던 곳인 항주를 찾았다.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경탄한 중국화동지방의 최고 도시다. 서호의 물결을 가르며 가는 유람선에 몸을 실으니, 후텁지근하던 기온이 시원한 바람으로 바뀐다. 30여분 유람선을 타는 중에도 인천근로자문화센터의 중국어반 수강생들은 중국인과 대화를 시도하느라 여기저기에서 어수선하다.

입구에 지척서천(咫尺西天-극락이 지척에 있다)이란 글씨가 써 있는 영은사가 있는데, 조금 걸어 들어가면 비래봉이란 큰 돌덩이가 산처럼 서있다. 비를 맞으며 나무숲 길을 올라가니 19.6m의 금색 석가모니불이 모셔진 대웅보전이 있다. 석가모니불 뒤편엔 신라 성덕왕의 장남으로 태어나 왕위를 버리고 중국에 간 김교각 스님인 지장보살이 100여기의 나한이 모셔져 있는 중앙에 있다. 중국인이 신라의 김교각 스님을 얼마나 존경했는지 알 수 있다.

우리 일행은 항주의 송성쇼 예약시간에 맞추어 도착하기 위해 발길을 재촉했다. 거대한 공연장엔 벌써 관람을 하기 위해 사람이 가득 차 있었지만 우리 일행은 자리를 잡고 관람할 수 있었다. 송나라의 황제 생일 연회 거행 시 펼쳐진 서커스와 가무인 송궁춤, 뱀이 인간으로 변해 젊은 총각과 사랑하다

서호변의 뇌봉탑 아래 갇히게 된다는 사선춤, 양산백과 주영대라는 남녀가 사랑하다 집안의 반대로 죽어 나비로 변한 나비춤, 금나라 침입 시 장군 악비가 금과 싸우는 장면인 금과철마,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춤 등 웅장하고 화려한 쇼를 관람하였다.

셋째 날에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동양의 베니스’라는 별칭이 있는 물의 도시 소주를 갔다. 미로처럼 신비하게 흐르는 운하, 운하위에 사뿐히 얹혀 있는 석교,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정원은 소주를 시적인 매력을 간직한 문화의 도시로 채색하고 있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는 우리나라 장마와 다르게 줄기차게 30분~1시간씩 내리다 언제 비가 왔느냐 싶게 맑게 갠다. 맑게 갰던 하늘이 다시금 비를 뿌리고 있다. 우산을 하루 종일 쓰고 다녀야 한다. 우산도 되었다, 양산도 되니깐.

인체가 어떻게 저렇게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상하이의 서커스 공연을 본 후 황포강으로 유람선을 타러 갔다. 외탄은 황포강을 끼고 100년 전의 다양한 국가들의 건축양식이 모여 ‘세계 건축 박물관’이라 불리며, 밤에는 노란 나트륨 등과 야간 조명으로 유럽 도시에 와 있는 기분이 들며, 특히 동방 명주탑의 불빛은 외탄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마지막 날, 우리는 아쉬운 마음으로 홍구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에는 노인 분들이 2~3명 또는 10명 이상씩 모여 체조하시는 무리, 노래하시는 무리, 악기 연주하는 무리, 나무 옆에 서서 기 체조 하시는 분들이 공원을 가득 메우고 있었는데, 모든 분들이 너무 진지하게 하신다. 그 노인 분들을 헤치고 들어가면 루쉰 선생의 묘가 있는데, 이곳은 윤봉길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투척한 장소이기도 하다.

루쉰 묘가 1956년 먼저 만들어져, 1992년 한·중 국교 수립 후 윤봉길의사를 기념하는 정자(매정)가 그 옆으로 3분쯤 되는 위치에 세워져 있다.

임시정부청사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조직되어 1932년 일본 탄압으로 광저우로 옮길 때까지 활약했던 곳이다. 좁은 골목길에 쓸쓸히 있는 청사를 보니 왠지 맘이 짠해진다.

중국어를 배운지 2년 정도 되어 나에게도 중국을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 중국에 가서 직접 중국어를 해보니 아직도 말은 잘 안되지만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 더 부지런히 중국어를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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