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6시 인하대 법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해반문화포럼 ‘인천 아트센터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는 총예산 8천700억원을 쏟아붓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2012년 완료를 목표로 몰아붙이기식으로 가고 있는 인천시의 정책이 시종일관 도마위에 올랐다.이날 발제자로는 박인건 경기도문화의 전당 사장, 황광선 월드오페라센터 이사장, 조동암 인천시 관광진흥과장이 섰다.손동혁 인천민예총 부지회장, 정명근 CMI사장, 정종섭 시의원, 조민행 인천예고 교장은 토론자로 의견을 냈다. 이어 참석자들의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첫 발제자로 나선 박인건 경기도문화의 전당 사장은 수천억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한 조건으로 ▲접근성 ▲정체성 ▲합리적인 운영조직 ▲안정적 재원확보 ▲행정적 지원을 각각 제시했다.

박 사장은 이중 재원확보 방안과 관련 “8천700억원이라는 예산을 하드웨어 구축에 모두 쏟을 것이 아니라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갖출 수 있도록 일부를 운영예산으로 전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명훈씨가 이끄는 아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 계획에 대해 그는 “아시안 필의 성격이 연주가 있을 때 뭉치고 이후 흩어지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인데 과연 상주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뒤이어 “일반적으로 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는 하나인데 아시안 필이 상주할 경우 인천시향은 어떻게 할 건가”하고 물었다.

황광선 월드오페라센터 이사장은 이번사업이 반드시 인천시민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공연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인천아트센터를 건립, 인천을 문화명품도시로 만드는 사업에 270만 인천시민이 함께해야 한다”고 풀었다.

이어 “현재 인천시가 추진하는 사업구조는 전문성 결여와 경험부족에 의한 탁상행정으로, 사업이 실패할 경우 피해는 시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발제를 맡은 조동암 인천시 관광진흥과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2년여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플랜”이라고 밝혔다. 문화단지와 지원단지로 나누어서 개발, 건립자금부터 추후 운영자금에 이르기까지 시가 지원하지 않아도 되는 자족기능을 갖추었음을 강조했다.

조 과장은 “전체 기본 구상틀은 CMI가 맡고 지면경쟁을 통해 외국계회사 2곳이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으며 완성되면 내년 초 시민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선 손동혁 인천민예총 부지회장은 사업 자체가 꿈같은 이야기라고 전제,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꿈이 현실로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이가 절실해하는 가에서 출발,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함에도 인천아트센터가 시민과 예술인에게 과연 절실한 가는 거리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시가 2년여 준비기간이 있었다고 밝혔음에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덧붙였다.

사업 수행주체로 시와 협약을 맺은 정명근 CMI 사장은 시로부터 받은 미션에 대해 중점적으로 거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경쟁도시에 가장 빠르게 오르기 위해선 문화예술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데서 출발, 송도국제도시를 동경이나 상하이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시로부터 받은 과제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명훈일가가 특혜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대해 단 1원도 특혜받은 것이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정종섭 시의원은 “문화시설이 빈약한 상황에서 정명훈 지휘자와 더불어 대규모 시설이 들어온다는 것은 원론적으로 찬성하나 수천억의 재원조달을 어떻게 할 까 의문이 간다”고 우려했다. 정 의원은 “정씨는 물론이고 더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성공적인 시설로 갈 수 있다”라며 “시는 작금의 불신과 의문들을 해소하기 위해 충분한 설명에 나서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발제자와 토론자 발표에 이어 플로어에서 참석자들은 시를 향해 빗발치는 질문을 던졌다.

하석용 인천유네스코협회 회장은 “인천아트센터에서 ‘아트’의 영역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 “그 개념과 영역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가 계획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왜 음악이고, 정명훈인가, 부지 소유자인 NSIC가 정씨가 아니면 땅을 안내놓겠다고 한 시의 설명은 과연 틀림없는 가”하고 물었다.

이어 시가 아트센터내 문화단지 조성을 위해 또 다른 부지를 주택용지로 개발, 수익금으로 충당하겠다는 안에 대해 “그러려면 우선 전체 경제자유구역 내 주택단지 규모부터 산출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며 아파트 규모와 분양가 등을 고려할 때 타당성 있는 방안인 가를 되물었다.

전진삼 건축비평가는 인천아트센터 사업 주체가 정명훈씨가 되면서 대내외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NSIC와 재협약 가능성 범위를 물었다. “정씨의 유고 경우에만 가능한 지, 시민의 합의가 있다면 재협약이 가능한 지, 전면 백지화 가능성은 있는 지, 또 대체 장소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는 지 시의 답을 듣고 싶다”고 던졌다.

이흥우 인천의제 21 상임회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2012년을 목표로 시가 몰아붙이기식으로 급박하게 추진하는 태도를 문제삼았다. 이 회장은 “NSIC가 개발을 제시한 기한 2015년을 못기다리고 시가 나서서 2012년으로 앞당길 만큼 송도 관련 시 프로젝트가 급박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동암 과장은 “시가 급하게 가는 이유는 송도국제도시내 문화 인프라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을 끌어오기 힘들기 때문에 마에스트로 정명훈씨가 있다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의한 것”이라며 “당초 안을 내놓았을 때 하인즈 사장은 정명훈 지휘자가 있으므로 해서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NSIC, CMI와) 세부협약을 맺은 상태로 원점으로 돌아갈 수 는 없으며 대체장소에 대해서도 검토해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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