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안무가 누구나 개인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살지요. 이름을 걸고 하는 발표회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예상보다 빨리 기회가 왔습니다. 부담이 크지만 설레입니다.” 공연을 앞두고 만난 인천출신 현대무용가 김현진이 즐거운 비명을 말한다.

인천문화재단이 젊고 유능한 예술인을 발굴 육성한다는 취지로 올해 시행한 특별공모사업 ‘2007 NCE’ 무용부문에서 지원대상자로 선정된 그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개인발표회가 앞당겨졌다. 충분히 흥분되는 일이다. 27일 오후 5시 남구 학산소극장에 오른다.

이미 대학 시절부터 인천에서 구보댄스컴퍼니 단원으로 무대에 서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시절에는 지역내 주요 행사에서 안무로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학원 졸업작품을 하면서 아쉬움이 컸어요.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가능한 담은 작품인데 짧게 압축해야했거든요. 언젠간 이를 바탕으로 제대로 무대를 펼쳐보자 했습니다.”

그 작품이 토태가 됐다. 제목이 ‘She is…29’다. 이혼을 주제로 엮은 작품이라는 설명이 따른다.

“작품을 만들 때 친한 여자친구가 이혼을 했습니다. 그때 나이가 스물아홉이었어요. 우리나라 이혼율이 세계 2위라는 것도 알게됐습니다. 헨리힙센의 희곡 ‘인형의 집’에서 주인공 로라도 결국 이혼을 선택하지요. 친구와 로라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작품을 전개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완결된 구조로 스토리를 끌어가는 것을 거부한다. 안무가는 인형의 집을 통해 인상깊게 각인된 이미지를 움직임으로 엮어냈다. 다분히 실험적이다.

“현대무용이라고 해서 예쁘게 춤을 추고 다리를 높이 들고 하는 것만은 아니에요. 이 보다는 절제된 동작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오는 무브먼트를 춤으로 올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부제를 ‘행동예술 철학’이라고 붙였다. “다른 부문은 잘 모르겠지만 현대무용은 안무가의 철학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3개 장으로 나눴다. 시작과 마무리는 나홀로 혹은 4인무로 움직임을 풀어간다. 두번째 장에서는 연극 배우를 세워 모노드라마를 펼친다.

“스토리텔링이 아니다보니 저렇게 시작해 저렇게 끝나나 하고 관객이 의아해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중간에 드라마 형식을 빌어 대사를 해줌으로 로라의 인형의 집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역시나 실험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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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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