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인천시장의 ‘정명훈 인천사람 만들기’는 몇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정명훈이 서울시향 예술감독으로 취임하기전부터 인천시향 예술감독으로 끌어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더니 이후에는 그가 이끄는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주목해서 탄생한 인천시 예술프로젝트가 ‘인천 & 아츠’다.

2008년까지 4개년 프로젝트로 100억원을 편성,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를 후원사로 끌어들여 50억원씩 매칭펀드를 조성했다.

이에대해 당시 문화·시민단체는 대외적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예술이벤트라며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3년차를 맞은 올해까지도 ‘인천 &아츠’ 성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히 많다.

이러한 때 이번엔 ‘인천아트센터’가 불거져 나왔다. 무려 8천700억원이라는 예산을 쏟는 프로젝트다. 시가 파트너로 내세운 이는 역시나 정명훈이다.

▲깜짝쇼 같은 인천아트센터 건립 발표

인천시는 인천아트센터 건립 성사를 위해 1년 수개월동안의 준비기간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출발점을 명품도시다운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에 놓았다. 국제업무단지내 NSIC 부지를 지목했다. 문제는 NSIC가 이곳을 2015년 이후에나 개발하겠다며 후순위에 놓아두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에 시는 정명훈이 개발에 함께 나서는 인천아트센터 프로젝트를 제안, NSIC가 받아들임으로써 3자간 합의가 이루어지게 됐다.

문화단지만 추진하려던 당초 계획에 운영자금을 충당할 지원단지가 더해지고, 섹터별 개발·운영 주체를 선정하기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지원단지는 CMI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 개발·운영을 주도하고 문화단지는 시가 소유권을 갖고 별도의 문화재단을 설립, 운영하기로 했다.

문제는 일련의 과정을 시가 수면에서 진행, 일체의 공론화를 배제했다는 데 있다. 지난 8월 안 시장이 정명훈, 정명근 CMI대표와 문화복합단지 건립 협약식을 체결하기까지 문화예술계를 포함한 지역사회 그 누구도 모르고 있었다.

▲왜 인천아트센터인가

문화예술계는 대규모 문화인프라 구축을 반기면서도 그것이 왜 인천아트센터인지 시의 답변을 듣고 싶어한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이식해 놓는다고 과연 인천이 명품도시로 될 것인지 반문한다.

손동혁 인천영상미디어센터 소장은 “시는 송도국제도시를 폼나는 곳으로 만든다는 데만 초첨을 맞추고 구겐하임미술관이라든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 마구잡이식으로 건립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며 “파급효과가 가장 큰 것을 신중하게 선택해야함에도 시는 과연 인천아트센터에 대한 투자가치를 검토했는 지 의문이 간다”고 지적했다.

박상문 해반문화사랑회 전 이사장도 “인천이 지금 아트센터가 필요한 가, 그렇다면 이유는 뭔가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며 “건립 타당성도 검토안된 상태에서 건립·운영 주체를 드러내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짚었다.

▲왜 정명훈인가

“정명훈의 브랜드 가치는 예술성에 있지 경영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다.” “CMI는 매니지먼트사가 아닌 단순기획사다” “도시를 대표하는 예술적 건축물이 한 사람을 대상으로 상품화한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나”

정명훈·CMI와의 협약체결을 놓고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무엇보다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시의 수의계약 방식이다. 계획 발표단계에서 운영주체를 거론하는 것도 문제려니와 공모방식을 제쳐두고 임의로 파트너를 골라잡은 것은 안될 말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인다.

일각에서는 한 사람만을 위한 아트센터는 위험천만이라고 지적한다.

하석용 인천유네스코협회 회장은 “시드니 오페라하우가 한 인물을 대상으로 상품화했다면 지금처럼 세계적인 명소로 우뚝 설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한다. 수천억의 공적자금을 투여한 인천 표상으로서의 건축물을 현재 활동중인 사람을 겨냥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덧붙인다.

아트센터 건립제안을 NSIC가 받아들인 과정에서도 정명훈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시의 변명이 옹색하다고 주장한다.

즉 NSIC는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에 따른 이익환수차원에서 시가 필요로하는 시설을 당연히 건립해야 것으로 사람이 목표는 아니라고 짚는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