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코드의 아파트를 탈피, 녹색마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삼산타운 6단지 주민들이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문화에서 벗어나 특색화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단지 내에 도서관을 개관한 데 이어 ‘푸른아파트 환경지킴이’를 기치로 문화센터를 운영하면서 호응을 받고 있다.

2004년 8월 입주를 시작, 10개동에 784세대가 살고 있는 삼산타운 6단지 주민들은 단지 내 복지관에 있는 헬스장을 지난 9월 ‘문화센터’로 리모델링해 현재 12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에어로빅, 요가 등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물론 바둑·역사 교실이나 한지공예·동화구연 등 아이들용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여기에 천연비누 제작 등 생태·환경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녹색생활 강좌까지 포함됐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문화센터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용호(49)씨는 관리사무소 송동철(43) 소장과 ‘누리보듬 도서관’ 이현숙(44) 관장 등 우수한 인력이 아파트에 많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실험’이 가능하다고 공을 돌린다.

송 소장의 경우 옛 근무처인 부개5단지에서도 문화교실을 운영한 전례가 있고, 아마추어 바둑 7단 실력을 보유한 탓에 문화센터에서 바둑강사를 맡고 있다. 이 관장은 문화센터에서 기획실장을 맡기도 하는데, 환경·문화·건강 등 인적 자산이 탄탄한 탓에 우수한 강사를 섭외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서관과 문화센터가 입주민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자 다른 아파트에서 벤치마킹차 삼산6단지를 방문하기도 한다. 이미 논현주공과 인근 2단지 관계자들이 찾아와 부러움을 사고 갔다.

신용호 회장은 “웰빙이 시대의 키워드가 됐지만, 이는 모두 상업적 행위를 동반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문화센터에서 진행되는 생태교육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실천할 수 있는 웰빙이 될 때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숙 관장도 “학원에서 문제집을 푸는 아이들보다 환경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창의력이 더 뛰어나다”며 “‘컴맹’에 대해 비웃을 게 아니라, ‘자연맹’을 탈피하는 게 더욱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잠만 자러 들어오는 곳이나 재테크 수단으로서 아파트를 볼 게 아니라, 문화·환경을 기반으로 한 ‘참문화’가 아파트에 정착될 때 사는 곳에 대한 ‘가치’는 배가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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