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원에서 열린 ‘제 24회 전국연극제’에서 최고의 작품은 인천 대표팀으로 출전한 극단 십년후의 ‘사슴아 사슴아’였다. 대상인 대통령상과 연출상, 연기자상을 따내며 인천 연극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극단 십년후가 몇 년 동안 보완을 거쳐 완성도를 더한 역작이다. 고려 7대왕 목종의 비극을 그린 역사극으로 권력을 잃은 왕의 뒤늦은 후회와 그 과정속에 파생된 잚못된 사랑이야기를 엮어냈다. 작품은 현 시대의 그릇된 가치 판단과 단편화 된 사랑에 물음을 던진다.

전국연극제 심사위원단은 “통속적 사극의 서사 플롯에 매몰되기 쉬운 요소를 과감하게 제거하고 회화성 짙은 파노라마 구조로 입체화 한 연극적 상상력과 집단작업의 성과를 높이 평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십년후가 작품을 또 한차례 다져 시민들에게 내놓는다. 오는 27, 28일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 무대다.

‘목종비곡’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선왕 성종의 병사로 19세 왕위에 오른 목종이다. 왕이 어리다는 이유로 섭정을 선포한 천추태후와 그의 정부 김치양의 치정, 태후의 불륜을 알게 된 목종의 남색탐닉, 그리고 부패한 왕조의 권력구조에서 당연히 대두되는 권력다툼과 음모 배신 등 소재는 작품 속에서 단순 나열 차원을 넘어선다. 시간과 공간의 한계라는 연극무대의 단점을 장점으로 살려낸 점이 돋보인다. 한발 나가 극에서는 위정자들의 국민에 대한 책임감과 도덕성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십년후의 대표작 ‘삼신할머니와 일곱아이들’ ‘박달나무 정원’ ‘꽃님’을 지휘한 연출가 송용일 교수가 이번 작품에서도 솜씨를 발휘했다.

희곡은 ‘데이 신 따이’ ‘심청의 손에 누가 꽃을 주었는가’ ‘성냥공장 아가씨’를 쓴 오성근 작가가 완성했다. 천년전 고려왕국의 사랑과 권력을 잡기 위한 암투를 생생한 이야기로 끄집어내 현대인들에게 가벼워진 자아의 중요성과 사랑의 의미를 던진다.

27일 오후 3시·7시, 28일 오후 3시· 일반 2만원, 청소년 1만4천원.
☎(032)514-2050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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