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야심차게 추진하려던 공항복합도시 조성계획이 겉돌고 있다.

이는 공항공사가 인천공항 곳곳의 유휴지 개발을 위해 T/F팀까지 구성, 개발계획(안)을 마련하고 건교부 등과 협의를 벌었으나 정부가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 영종·용유지역 등 공항 주변과의 연계성 및 보다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재경부가 인천공항 유휴지를 비롯한 영종지역의 개발 주체가 다르고 기능이 중복되는 것도 많아 이 지역의 개발 마스터플랜을 다시 그리기로 해 공항복합도시 계획이 각종 난관에 부딪혔다.13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재경부 등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인천공항 북측 왕산지역 남측 유수지, 오성산 장애구릉지역 등 유휴지 활용을 위해 공항복합도시 조성 계획을 추진했다.

이는 민간 CEO인 이재희 공항공사 사장이 지난해 7월 취임하자 마자 공항복합도시 드림팀(Airport City Dream)까지 구성, 수개월간의 산고 끝에 종합개발 계획(안)을 마련했다.이 계획(안)에 따르면 인천공항 유휴지 430여만평을 ‘Air- City 클러스터’ 구성, 7개 섹터로 나눠 개발한다는 것이다.

왕산 북측유수지 198만평은 미국의 라스베이가스 처럼 리틀 LA를 조성, 카지노와 각종 관광, 위락, 호텔 등 비스니스시설을 유치, 판타지월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또 을왕산 인근의 76만평에는 메디컬센터와 고급주택단지를 조성하고 남측방조제 유수지 42만평에는 해양레저 스포츠단지를 조성한다.

북측방조제 중간지역 유수지 33만평에 해상과 공항을 연계하는 공항물류지역, 절토된 오성산 68만평에는 경마장 등 테마공원, 국제업무단지와 화물터미널 역 주변 22만평에 비즈니스 및 패션단지, 용유도 왕산지역 4만평에 마리나 파크 조성 등의 밑그림을 그려놨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을 동북아의 허브가 아닌 세계의 허브공항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각종 관광, 위락시설을 설치, 내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의 수요를 대규모 창출하기 위해 이 개발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공항공사는 이 개발계획(안)을 갖고 그동안 건교부 등 정부와 꾸준한 협의를 벌여왔다. 하지만 정부는 공항공사의 유휴지 개발계획(안)이 경제청이 인천공항 주변지역 개발계획과 기능이 중복되는 등 연계성이 부족하고 공항공사가 전문가 집단이 아닌 만큼 보다 치밀한 전문성을 요구하며 전문기관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조만간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전문기관에 인천공항 유휴지 개발에 대한 용역을 의뢰, 내년 7월까지 기존 개발 계획(안)을 토대로 다시 청사진을 마련할 예정이다.특히 재경부가 최근 영종도 개발을 놓고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한국토지공사, 인천도시개발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각 개발주체마다 달라 개발 계획이 난립하고 중복되는 것도 있어 영종지역의 전체적인 개발에 대한 용역에 착수할 방침이다.

재경부는 기존 개발사업은 최대한 반영, 차질없이 진행시키되 마스터플랜 결과 기능이 추가되는 것은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공항복합도시 개발 계획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의 유휴지 개발을 위해 Air- City 개발 계획을 수립했으며 이는 구상에 불과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방침대로 전문기관의 검증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공항공사가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개발계획(안)이 반영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국가 정책적인 차원에서 추진하는 만큼 기존 개발계획(안)을 꼭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진하려던 공항복합도시는 인천도시개발공사의 운북복합레저단지, 용유·무의 해상관광단지 조성 등과 중복 기능이 많아 장미빛 청사진이란 우려도 제기됐었다.

박준철기자 terryu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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