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각종 공문서에 한글맞춤법에도 맞지 않는 부적절한 용어나 어려운 외래어 등을 남발해 사용, 빈축을 사고 있다.

‘사방공사(모래막이 공사)’, ‘식재(나무심기)’, ‘시방서(설명서)’, ‘파트너십(제휴)’ 등 의미가 쉽게 전달되지 않는 한자어나 영어 사용은 물론 아예 글자 자체를 직접 표기하고 있는 것. ()안은 국립국어연구원이 고쳐 쓴 행정용어.

제561돌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시 간부회의와 보도 자료에는 이처럼 한글로 표기할 수 있는 많은 단어들을 굳이 외래어나 한자로 표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행자부는 국립국어연구원과 공동으로 ‘행정용어 쉽게 고쳐 쓰기’ 자료집을 발간해 각급 공공기관에 배포하고 일반 시민이 알기 쉬운 용어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인천시의 경우 내부 문서는 물론, 새로운 시책 등을 발표하면서까지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을 남발, 일반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시 간부회의 자료를 보면 ‘메카(중심지)’, ‘업역간(업무 영영간)’, ‘예가 내(예정가격 내)’, ‘익년도(다음 연도)’와 같은 부적절하거나 지나치게 줄인 단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시 위생정책과와 대중교통과에서 작성한 간부회의 자료에는 ‘스탠밧드’와 ‘쉘터’ 같은 국어사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단어들로 의미 전달을 어렵게 했다. 문서를 작성한 해당 부서 관계자에 따르면 ‘스탠밧드’는 위생용기를 말하며 ‘쉘터’는 대합실 등을 의미한다.

또한 같은 날 시가 배포한 홍보용 보도 자료에도 ‘지장물(장애물)’, ‘MOU(양해각서)’, ‘일제(한꺼번에) 정비’ 등과 같이 행자부 지침에 따라 바르게 고쳐 써야 할 용어가 적지 않았다.

이밖에 랜드마크(Landmark), PM(Project Manager), 멘토(Mentor), 클러스터(Cluster), 바우처(Voucher) 등 용법은 정확하더라도 시민들의 귀에는 낯설게 들려 의미를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운 외래어도 많았지만, 정작 이를 알고 고치려는 노력은 부족해 보였다.

시 관계자는 “어려운 행정용어를 쉽게 고쳐 써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행정 용어가 오랜 관행처럼 사용돼 온 것이어서 쉽게 고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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