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 SK 와이번스가 6일 대전에서 한화와 벌인 올 프로야구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기분 좋게 시즌을 마감했다.

SK는 이날 선발로 나선 이영욱의 호투와 특유의 응집력을 발휘, 한화에 3-0 팀 완봉승을 거뒀다.

선발 이영욱은 이날 7⅓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3승째를 올렸고, 마무리 정대현은 9회 등판해 삼자범퇴시키며 27세이브째를 수확했다. 정경배는 혼자 2타점을 책임졌고, 나주환은 8회 솔로 아치로 시즌 마지막 경기의 승리를 축하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을 73승48패5무로 마무리하며, 지난 2000년 창단 이래 세웠던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신기록

우선 종전 70승이었던 팀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SK의 한국시리즈 직행의 최대 공신인 김성근 감독도 1997년 쌍방울 시절 자신의 시즌 종전 최다승 기록(71승)을 새롭게 작성했다.

무엇보다 창단 후 최다 관객몰이에 성공하며 올 프로야구 400만 관중시대의 1등 공신이 됐다. 올 시즌 문학야구장에서는 총 64만여명이 찾아와, 지난해 대비 99%의 놀라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투타 조화

시즌 시작 전부터 개혁과 변화를 주문한 김성근식 야구의 결실은 투타의 안정된 조화속에 맺어졌다.

SK는 창단후 처음으로 10승 투수를 3명이나 배출했다.

레이번은 17승을 수확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고, 로마노 역시 원투펀치로 12승을 기록했다. 채병룡은 중후반기들어 안정된 투구로 11승을 낚으며 토종 투수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홀드 부문 10위안에도 3명의 이름이 올라있다.

윤길현, 정우람, 가득염은 중간계투로 팀의 승기를 잇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백전노장 정대현, 조웅천은 뒷문을 잘 잠가 팀의 승리를 굳건히 지켜줬다.

시즌을 마감한 SK의 팀 방어율은 3.24로 8개 팀 중 가장 뛰어나다.

투수진의 안정된 투구로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타선은 시원한 홈런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SK 타선의 올 시즌 팀 성적은 타율 0.264, 출루율 0.341, 장타율 0.403, 홈런 112개. 타율과 출루율은 중상위권을 유지했고, 장타율과 홈런포는 8개 구단 중 단연 으뜸이다.

특히 장타율은 한 루라도 더 출루하려는 선수들의 의지의 결과라 더욱 돋보인다.

SK의 팀홈런은 크루즈, 김태균, 이범호가 버티고 있는 한화에 비해 10개 나 많다. 박재홍이 17개로 이름값을 했고, 최정이 16개로 소년장사의 기백을 과시했다. 팀 안방마님 박경완은 올해도 역시 15개로 두자릿수 홈런포를 기록했고, 뒤늦게 시즌에 뛰어들었지만 이호준 역시 14개의 홈런을 날렸다. 박재상, 정근우, 이진영도 홈런 부문 3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스타 선수는 없지만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직행을 가능케 했다.

▲천적이 없다.

SK는 지난 시즌 5승13패로 삼성에 유독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올 시즌 중반까지도 SK는 삼성과 천적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마감 결과 SK는 삼성과 8승8패2무로 승패를 가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천적관계를 훌훌 털어냈다.

오히려 SK는 다른 팀들의 천적이 됐다. 한화(11승5패2무)와 롯데(14승4패)와 LG(12승6패)는 SK와 만나면 작아져야만 했다. 현대(10승8패)와 기아(10승7패1무) 역시 SK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유일한 팀은 두산이다. SK는 다승 부문 1위 리오스가 버티고 있는 두산에 8번 이기고, 10번 졌다. 빠른 야구를 구사하는 두 팀의 승부는 한 점차 승부가 11번이나 될 정도로 박빙이었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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