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지대로 가는 길은 남북이 서로의 앙금을 털어놓고 믿음을 주는 방안을 찾는 길 밖에 없는 것 같네요.”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이틀째인 3일 . 서해교전서 전사한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65·경기도 시흥시)씨는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담 모습을 본 뒤 당시의 일을 회고했다.

윤 씨는 서해교전이 벌어진 다음 날인 2002년 6월30일,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아들 윤영하 소령이 서해교전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에게 돌아온 것은 아들의 훈장 하나뿐. 더 이상 윤 소령의 죽음과 유족을 위로해 줄 무언가가 부족해 공허함을 느꼈다고 윤씨는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유족들을 불러 위로하고 서해교전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교전이 재발하지 않도록 약속을 받아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윤 씨는 “북방한계선(NLL)은 남과 북을 가르는 해상 인계철선인 만큼 군사적 신뢰가 확실하게 구축된 뒤 평화지대를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먼저 서해교전 희생 장병들과 남아 있는 유가족에 대한 사과부터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7년 만에 다시 열린 정상회담에 대해 윤씨는 “별 기대는 없다. 상징적 만남을 떠나 실질적 성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군사적 신뢰를 통해 평화를 보장하는 약속을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해군둥지회 중앙회 최종식(64) 회장은 “연평도는 최북단에 있는 만큼 가장 중요한 군사 요충지인데다 NLL은 군사적 신뢰 없이는 넘나들 수 없는 곳”이라며 “한반도 평화체제에 무게중심을 두고 군사적 신뢰를 구축해야 공동어로수역 등 경제협력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평도=박정환·송효창기자jyhc@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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