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야말로 충분히 재미있는 미술장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지니고 살아요. 재료의 다양성때문에 오히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죠. 이론을 조금만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말이죠. 내게 전시는 판화를 대중화하기 위한 첫걸음을 의미합니다.”

오현철 작가가 전시회를 여는 이유를 들려준다. 그런 연유에서 사뭇 교육적이다.

당연히 전시 중심은 최근작을 보여주는 데 맞추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판법과 재료들을 이용한 작품을 내놓는다. 동시에 전시기간중 관람객을 불러모아 세미나를 연다. 또 있다. 도록을 들여다보면 부록처럼 볼록판화 오목판화 평판화 공판화 작품이 실려 있다. 그의 이러한 배려는 교단에 있는 미술교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앙화단에서 활동하다 부천에 터를 잡은 지 5년. 드디어 부천예총이 선정한 ‘2007 오늘의 작가’에 올랐다.

그가 인천으로 첫 나들이, 개인전을 연다. 1일부터 7일까지 연정갤러리에 작품을 걸었다.

타이틀이 둘이다. ‘알파에서 오메가’, 그리고 ‘아가페’. 둘 다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살아가며 자아가 형성되는 과정을 표현했다는 설명이 따른다. 전자가 절대자의 사랑안에서 자아 성장이라면, 후자는 사랑과 헌신의 모성안에서 자아 순환이다.

‘알파에서 오메가’에서부터 출발했다.

“알파와 오메가는 성경에서 나오는 단어죠. 그림에 등장하는 둥근 돔은 절대자, 완전체를 상징합니다. 신이 자아인 나를 보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도 처음(알파)부터 끝(오메가)까지 보호한다는 거죠.”

‘아가페’로 넘어간다. 이번엔 상징물로 여체를 택했다. “첫 아이를 출산한 젊은 엄마의 이미지예요. 그안에는 여러 기호들이 보일 겁니다. 그 문자들은 자아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주제는 어머니의 절대적인 사랑이지요.”

질감표현이 중세 유럽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닮은 것이 독특하다. “여러차례 유럽 성당을 순례했어요. 스테인드 글라스를 내 방식대로 차용하고 싶었습니다. 한결같이 등장하는 열두 제자 혹은 예수를 뛰어넘어 내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인천 전시에서도 이들 작품과 예의 다양한 판법의 작품을 함께 걸었다. “판화가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내 작품을 통해서 이뤄진다면 그만큼 영광스러운 것은 없을 겁니다.” ☎(032)834-6510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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