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3시 인천시 체육회관 3층 레슬링 훈련장. 열어놓은 문 사이로 흘러드는 바람을 타고 기합 소리와 함게 짙게 밴 땀 냄새가 코를 찌른다.

18일 앞으로 다가온 전국체전에 대비, 레슬링 선수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훈련을 하고 있었다.

레슬링은 전국체전 때마다 3~4개의 금메달을 인천시 선수단에 안겨준 종목이다. 인천은 그레꼬로만형 선수층이 엷어 메달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자유형에서만큼은 강자로 꼽힌다.

특히 인천체고는 실업팀이 없어 일반부 메달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시 선수단에 매번 금메달을 안겨주는 메달 뱅크. 지난 대회 따낸 고등부 3개의 금메달 중 인천체고가 수확한 것이 2개다.

이번 대회 인천체고에서는 총 10명의 선수를 내보낸다. 그 중 3명의 선수가 눈에 띈다.

자유형 55㎏에 출전하는 김성권은 1학년이었던 지난 대회 당당히 선배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작은키지만 빈틈이 보이지 않는 다부진 체격의 김성권은 고교 입학과 함께 자유형으로 전향한 탓에 전력이 노출되지 않았다.

올 주니어 국가대표로 세계대회에 출전한 김성권의 맞수는 강원도의 김진철(북평고 3학년). 올해 승패를 주고 받으며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데, 이번 체전 2회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

자유형 97㎏급은 3명의 선수가 현재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 중 한 명인 인천체고 엄태훈의 금메달 도전은 첩첩산중이 될 듯하다. 나머지 2명이 엄태훈과 같은 조에 편성돼 있는데, 대전체고 허정훈을 넘는다해도 광주체고 조성진이 준결승전 상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성권과 함께 지난 대회 금메달을 딴 120㎏급의 김현준은 팔 부상만 극복한다면 올해도 시 선수단에 금메달을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인천체고 레슬링부 이주일(41) 코치는 “대진운이 썩 좋지 않다. 시합 초반에 라이벌들과 만나 고전이 예상된다. 상대 선수들의 특성을 분석해 그에 대비한 훈련에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 선수들도 너무 노출이 돼 있어 장담할 수 만은 없다”고 밝혔다.

인천체고는 올 초 회장기 대회에서 이들 3명의 활약으로 금3, 은1개로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문화관광부 장관기에서 동산고에 밀려 2위로 떨어지더니, 8월에 열린 KBS배에서는 입상권에 들지 못하며 전력에 적신호를 켜기도 했다.

이 코치는 “오히려 홀가분하다. 이미 바닥을 쳤다. 이제 오르는 일만 남았다. 부상자 없이 훈련을 마치고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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