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한두번 있을 명절 대목인데, 비는 내리고 사람은 없고 하니 한숨만 나올 뿐이네요.” 최대 명절 추석이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재래시장들은 좀처럼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19일 중구 신포시장. 오가는 사람들은 있지만 물건만 구경할 뿐, 가격 흥정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상인들도 할 일이 없다보니 넋 놓고 앉아 한숨만 쉬거나 꾸벅꾸벅 졸기까지 할 정도다.

반세기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신포시장에는 현재 400여 개의 점포가 입점해 채소, 과일, 생선 등 식품에서 부터 이불, 옷, 주방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들을 팔고 있다.

불과 몇년 전만해도 추석 대목이면 시장은 추석 제수용품 등을 사려는 손님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지만 지난 2002년 이마트의 등장으로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은 점점 뜸해졌다.

특히 지난 13일 중구 항동에 롯데마트가 문을 열면서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을 더욱 찾기 힘들어졌다.

현재 대형할인점들은 추석 대목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구의 대표적인 대형할인점 이마트의 경우 매출의 30%정도가 추석 선물 구입일 정도로 추석대목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또 최근 항동에 들어선 롯데마트도 중구 항동, 연안동, 신흥동, 도원동을 비롯, 남구 용현2동, 5동, 연수구 등지에서도 이곳을 많이 찾고 있어 중구·남구 등 구도심 지역 내 각 재래시장이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신포시장에서 생선가게를 30년째 운영하는 정모(58·여)씨는 “평소 명절 대목엔 하루 20만원 정도 수입을 올렸지만, 올해는 단돈 2~3만원도 손에 쥐기가 힘든 형편”이라며 “몇년 새 대형마트 2개가 들어섰고 이로 인해 시장 상인들의 매출이 더욱 줄어 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위생검사를 한답시고 구에서 틈만 나면 조사를 나오고 있으니 물건을 사기위해 온 손님들도 이 모습을 보고는 시장을 꺼려할 정도”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다른 지역 재래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평시장상인들은 최근 10년 사이 부평지역 내에 대형마트가 3개가 들어서는 등 대형유통업체의 밀려 상인들의 매출이 격감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송효창기자 jyhc@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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