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를 보면 ‘이해를 못하겠다’고들 한다. “왜 시의원을 포기하고 군의원을 선택했느냐”는 것이다. 최영광(57)옹진군의회 의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 의장은 큰 밥 그릇 대신 작은 밥 그릇을 잡았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2년여의 시의원 생활을 하는 동안 그는 갈등도 많았다. 시의원이면 주민 곁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데 거꾸로 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최 의장이 선택한 군의원은 주민들과 밀착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주민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시의원 당시의 열정만 가지면 군의원은 멋지고 보람있게 의정생활을 할 수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최 의장이 구상하는 군의회의 지향점은 ‘군민에게 감동을 주는 의정’, ‘행동하는 의원’. 바로 그것이다. 적당히 선거구 주민들의 입맛에 맞는 말만 하고, 눈치나 보다가 힘이 쏠리는데 붙는 의원의 모습으로는 더 이상 안된다는 것이다.

옹진군의 현실을 깊이있게 꿰뚫어 보고 현안을 풀어갈 수 있는 통찰력을 키우는 ‘공부하는 의원’이 되지 않고는 옹진군의 위기상황를 헤쳐갈 수없다는 것의 그의 설명이다.최 의장이 진단하는 옹진군의 최대 현안은 세수의 확보다. 이대로 가다가는 직원들 월급주기도 허덕일 때가 온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돈 없이는 ‘관광 옹진’도 헛구호에 그칠 것이며 옹진군 자체적으로 손댈 수 있는 사업도 없다는 게 옹진군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다.

“옹진군의 가장 큰 수입원인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되면서 연간 700억원에 달하는 세수가 한 순간에 사라졌습니다.” 이 세수를 충당할 사업을 개발해야 했으나 그렇지 못한게 옹진군의 현실이다.

어족자원이 고갈돼 어민들에게 배를 띄운 일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 되버렸다. 그렇다고 특산 농산물이 있어 주민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것도 아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옹진군 전체 주민들이 도산할 판입니다. 뭔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때입니다.” 최 의장은 의회와 집행부에 과감한 결단을 주문했다. 바닷모래 채취의 재개였다. 북도면 출신인 그는 장봉도 인근 앞바다에서 덕적도에 이르는 모래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예전처럼 한 군데에서 20여년 동안 한 군데에서 모래를 파냈으니까, 환경피해다 어족자원 고갈이다 주민들이 야단한 것 아닙니까.”

정확한 조사를 통해 적정 채취량과 위치를 알아낸 뒤 해사채취사업을 벌일 경우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는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최 의장의 견해다.바닷모래 채취로 얻는 세수는 법이 정한대로 주민소득 사업과 관광인프라 구축사업을 펼쳐 주민들이 마음을 붙이고 활력을 찾아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자는 것이 최 의장의 의도다.

“영흥도 만해도 그렇습니다. 발전소에서 10여년 동안 700억여원의 지원금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엄청난 돈을 다 어디에 썼느냐며 난리들입니다.”

최 의장은 생색도 나지 않고 없어진 영흥발전소 지원금은 뚜렷한 계획 없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돈을 뿌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장은 이 같은 과오를 되풀이 하지않기 위해 군의회가 나서서 문제를 풀 작정이다. 우선 전문가 집단에 용역을 줘 섬별로 종합발전계획을 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군 향리지 등 문헌에 나온 전설과 역사 등을 참고해서라도 ‘테마가 있는 옹진 발전계획’을 내놓을 요량이다.

필요하다면 민간자본을 끌여들여서라도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섬 별로 만들어 관광객들이 돈을 쓰게 유도할 계획이다.최 의장은 이를 위해서 옹진군 전체가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고 말했다.

“오해와 갈등, 반목과 대립은 이제 모두 씻어버리고 ‘꿈과 희망이 있는 자랑스런 옹진’을 만드는데 의회와 집행부, 군민 모두가 힘을 합쳐 나갈 야 합니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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