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길(57) 옹진군수는 군정운영에 자신감이 넘친다. 옹진군 기획감사실장까지 지냈던터라 옹진군하면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조 군수는 당선자 시설 ‘인수위원회’ 조차 꾸리지 않았다.
당선된 뒤에도 선거후유증을 추스리고 나서야 홀몸으로 군청사에 조용히 나타나 몇몇 간부들에게 ‘열심히 일해 봅시다’라고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 나온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군청의 분위기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조 군수는 일에서 만큼 대충대충 넘어가는 성격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아는 터다.“젊은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노인들이 지키는 섬으로 남아서는 안됩니다.” 조 군수가 무게를 두고 있는 구정방향은 ‘모두가 잘 사는 옹진건설’이다.

그는 이를 위해 극복해야할 과제를 교육문제에 뒀다. 아이들이 학교 등 배움의 터가 없어 뭍으로 떠나는 현실을 그냥 바라만보고 있지 않겠다는 것이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옹진에서 배워야만 고향에 대한 애정의 깊이도 남다르고, 커서도 고향 옹진을 위해 일한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교육개선에 대한 그의 복안은 인재양성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과 작은 도서관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에 학교 급식비 지원과 시설확충, 취학전 아동교육 지원 등도 그가 꼽는 대안들이다.“20%에 남짓한 재정자립도가 지역발전을 더디게 하고 있습니다. 재정을 확보하고, 관광인프라를 구축하겠습니다.” 옹진군의 가장 큰 자산은 바다와 섬이다. 수도권 최상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

조 군수는 이 ‘구슬’들을 어떻게 꿰 ‘보석’을 만들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우선 옹진군의 종합적인 관광개발계획을 짤 작정이다. 이를 토대로 섬마다 특성에 맞는 테마마을과 영상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팜스테이 등 민박사업 지원을 넓히고 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는 모든 섬에 전천후 접안시설을 정비할 방침이다.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관광종합휴양시설을 유치할 구상도 갖고 있다.

“관광객들도 배삯 부담없이 섬을 찾을 수있도록 여객선 운임을 현실화 하겠습니다.” 옹진 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여객선 운임비다. 관광객 1명이 배를 타고 백령도를 가려면 왕복 배삯으로 10만원은 가져야 한다. 만만치 않은 배삯때문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관광산업부흥을 제일의 목표로 세우고 있는 옹진군의 입장으로는 분명히 해결해야할 문제다.

“성어기만이라도 야간조업을 할 수있도록 힘써보겠습니다.” 접경지역인 서해5도 어민들은 해가 떨어진 뒤 조업을 할수 없는 처지다. 안보상의 이유때문이다. 서해5도 어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특히 밤낮을 가리지 않는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으로 물고기의 씨가 마르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 군수는 과감히 야간조업 금지를 풀어 어민들의 불만을 덜고 어민소득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주민소득을 위해 농·수산물 유통구조개선과 운송비를 지원하고 바지락과 전복 등 종패살포와 치어방류 등 바다목장 사업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직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명백히 부여해 눈치보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터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많이 바뀌었지만 옹진군의 공직사회 분위기는 다른 지자체와 사뭇 다르다. 지연과 학연, 혈연 중심으로 움직였던 것이 사실이다. 조 군수가 비생산적인 연결고리를 끊겠다고 선언한 점도 이런 이유에서다.

열심히 일을 하다가 초래한 실수는 최대한 보호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그러나 작은 것일지라도 의도적인 부정과 비리, 업무태만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인사관리 방침이다. 조 군수는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인사에 공정을 기할 작정이다. 조 군수는 지연과 학연, 혈연이 아니라 능력과 일 중심의 인사를 통해 깨끗한 공직사회로 다잡을 각오다.

“희망은 희망을 갖는 사람에게만 존재합니다. 우리 옹진은,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가진 희망의 땅입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결코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에게 오지 않습니다.” 조 군수가 간직하고 있는 철학이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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