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이 없으면 배움도 없다.”

인천영어마을 이우영(52) 이사장의 지론이다. 쓰고 외우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즐겁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 학창시절, 음악시간에도 노래는 불렀지만 노래방이 생긴 후로 국민들의 노래실력이 더욱 향상된 것과 같은 이치란다.

학점은행제 10주년기념을 맞아 최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을 받은 이 이사장은 인천영어마을에 입소하는 아이들이 즐겁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실외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일률적이고 획일적이던 교실 수업에 ‘체험’ 프로그램을 접목시켰다. 교실에 책상을 빽빽히 넣기보다 병원, 공항, 은행, 호텔 등 다양한 상황과 무대를 꾸며 아이들이 교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게 구상했다. 외국에 나가서 쓸 수 있는 영어 뿐 아니라 외국인이 인천에 방문했을 때 인천을 홍보할 수 있도록 인천홍보체험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특히 직업체험은 이 이사장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과정. 건축, 음악, 미술, 과학, 방송 등 아이들이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찾아가게 한다는 취지다.

이 이사장은 “아이들이 적성도 모르고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은데 먼 훗날 이들이 대학에 가고 직업을 선택할 때 영어마을에서 했던 체험활동을 떠올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업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20여 년 전인 1984년부터 시작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70%의 학생들이 갈 곳 없어 헤매던 시절이었다. 이 이사장은 이들에게 당당히 일할 수 있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재)팔봉산업교육원이었다.

IT교육 중심의 IT전문학교, 건축·디자인 전문학교인 경문전문학교, 파티플래너·푸드스타일리스트를 양성하는 인천문예전문학교를 만들어 실무에 필요한 인력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 8월 28일에 교육인적자원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영어마을 개소의 필요성도 전문학교에서 이어진다. 전문학교 출신의 인력들이 뛰어난 능력으로 해외까지 진출하게 됐으나 언어가 장애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말부터 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교실 하나를 비워 학생들과 원어민을 함께 생활하게 했더니 얼마가지 않아 효과가 나타났다.

그는 “결국 영어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관건”이라며 “5박6일의 시간 동안 아이들의 영어 실력이 느는 것 만큼이나 자신감이 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교육 환경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학생, 선생님 말고도 학부모와 시민, 자신과 같은 응원집단이 제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보경기자 bo41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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