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같이 하지 못해 미안하지만, 계양산 롯데 골프장 싸움은 끝난 게 아닙니다.”

인천녹색연합에 이어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에서 사무처장을 역임한 한승우(41)씨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내려간다. 계양산 롯데 골프장을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고향 전주에서 ‘전북녹색연합’을 꾸리기로 지난 해부터 마음 먹었던 터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1993년 대학을 중퇴하고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 인천에 온 지 꼭 15년이 지났다. 청년 한승우는 어느새 열살배기 딸아이의 아빠가 돼 있었다. 인천과 충청도 등에서 현장활동을 한 한씨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때는 1999년이다. 인천녹색연합 회원에 가입한 그는 환경문제를 통해서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단다.

1990년대 초반부터 21세기는 문화와 환경의 시대라는 담론만 무성했지, 실천은 미천한 때였다고 한다. 누구나 환경의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원인자이기도 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녹색연합의 회원으로 활동하는 게 당연했다고 한다.

이후 한씨는 2002년부터 녹색연합 활동가로 업종(?)을 전환, 생태보전국 부장을 거쳐 2005∼2007년 2월까지 사무처를 이끌었다. 당시 그는 바다모래 채취 싸움에 집중하면서, 제도개선 등 성과를 남겼다.

이어, 논현지구와 청라지구 문제에 매진하다, 지난 해부터 계양산 롯데 골프장 투쟁에 앞장섰다. 2002년부터 계양산을 모니터하기 시작했고, 관련자료를 모아왔다.

최근 계양산 롯데 골프장 반대 촛불집회와 지난 13일 개최된 ‘계양산 골프장 반대 기금마련 일일 주점’에서 한씨는 눈물을 흘렸다. 15년간 인천생활을 접게 되는 데에 따른 회한과 함께 계양산 투쟁이 머리에 스쳤기때문이다. 인천시민사회계에서 ‘한승우 마니아’가 있을 만큼 한씨는 든든하고 성실한 활동가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양산 싸움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심감이 한씨에게는 여전하다. 최근들어 반대의사를 표명하거나 제보를 하는 계양구민이 늘기 시작했고, 지난 일일주점에서는 2천여 장의 티켓이 팔리는 등 계양산은 인천시민들의 편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한씨는 “어느새 계양구는 롯데 골프장이 도깨비방망이가 되고 있다”며 “골프장 하나 들어서면 지역경제가 획기적으로 바뀌고 살기좋은 곳이 되는지 아닌지는 금세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안상수 시장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개발업자와 자본을 대변하는 도시계획을 하고 있고,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때가 반듯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창문기자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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