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5일간의 열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전국에서 3천여 명의 선수들의 참가, 대회 역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대회신기록은 물론 세계신기록까지 줄을 잇는 등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도 풍성한 결과를 냈다.

장애인스포츠는 병원에서 다친 사람들의 ‘재활’을 위한 수단으로 시작됐다. 장애인체전 역시 ‘재활’의 수단에서 ‘취미’로 운동의 목적을 바꾼 장애인들이 모여 경쟁한 것이 출발점이다. 때문에 정부의 주관부처도 그동안 문화관광체육부가 아닌 보건복지부였다.

올 초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출범했고 잇따라 12개 시·도에 장애인체육회도 구성되면서 장애인스포츠는 전문화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의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사회적 여건은 미흡하기만 하다.

운동시설은 모두 비장애인의 눈높이로 설계돼 있다.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춘 운동시설을 찾았다 하더라도 장애인들의 이용은 역시 불가능에 가깝다. 그 많은 운동프로그램 중 장애인을 위한 것은 하나도 없다. 지도자가 없으니 당연하다. 이런 저런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용기를 내서 밖으로 나왔다하더라도 장애인들은 또다른 장애물를 만난다. 부족하고 불편한 시설보다 비장애인들의 편견이 장애인들을 집 안에만 머물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다리가 불편한 한 수영 선수는 “(내가) 물에만 들어가면 어느새 북적대던 라인에 사람 하나 보이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이라고 해서 모든 시설이 장애인의 편의를 100%로 갖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은 큰 불편없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도움을 요청하고,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고 말을 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장애인 선수가 역경을 딛고 금메달을 딴 감동의 드라마가 아니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져 만든 아름다운 댄스스포츠 무대였고, 비장애인인과 시각장애인이 끈으로 하나로 연결돼 육상 트랙을 함께 뛰는 장면이었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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