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은 대표경선 전당대회 하루앞둔 10일 막판 표심 잡기에 몰두했다.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오·강재섭 후보를 비롯한 후보 8명은 선거인단이 가장 많아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과 취약·전략지역 대의원들을 상대로 막판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대표경선 당일 연설문을 가다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재오 후보는 강세지역으로 자처하는 수도권에서 ‘대세 굳히기’에 나섰다.이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서민풍 대표’로 당의 얼굴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설문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섭 후보는 이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수도권과 충청권 원외 당원협의회장들을 집중 접촉했다.강 후보는 정체성을 지키고 당내 분열·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연설문에 담을 계획이다.

두 후보는 그러나 전날 ‘대선주자 대리전’ 공방으로 날카롭게 대립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공약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대리전 공방이 확산되면 자신들이나 당에 모두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로 보인다.소장·중도개혁파 연합체인 미래모임의 권영세 후보는 수도권 출신 미래모임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이 지역을 집중공략했다.

정형근·이규택 후보는 수도권과 경기도 대의원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며 당 개혁 및 대선 승리를 위한 청사진을 담은 연설문 구상에 집중했고, 강창희 후보는 충청권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표단속에 주력하면서 ‘원칙을 지키는 인물’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맞춰 연설문을 준비했다.

‘조직’없이 뛰고 있는 전여옥 후보는 사심 없이 당을 위해 싸울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춰 연설문 작성에 공을 들였고, 이방호 후보도 국가정체성 수호 필요성을 강조하는 연설문 준비에 정성을 쏟았다.

이날 격전은 ‘휴전’ 상태에 들어갔지만, 선거 막판에 불거진 ‘대선주자 대리전’ 논란은 전대 이후에도 큰 후유증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이재오 후보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들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이 후보를 조직적으로 후원하고 있다고 보고 강재섭후보 지원에 전면적으로 나서면서 ‘친박(親朴·친 박근혜)-친이(親李·친 이명박)’대리전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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