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전국장애인체전이 오는 10일 경북 김천에서 개막한다. 총 22개 종목에서 열띤 메달레이스가 펼쳐지는데, 이 중 유일하게 비장애인이 출전하는 종목이 있다.

이번 장애인체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댄스스포츠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팀을 이룬다. 시각 축구 등 비장애인이 보조요원으로 경기에 참가하기도 하지만, 선수로 경기장에 서는 것은 댄스스포츠가 유일하다.

인천시 장애인 댄스스포츠 연맹 송시정(29) 사무국장은 “댄스스포츠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극복하고 한 팀을 이룬 유일한 종목이며, 바로 이런 점이 댄스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경기종목이 전국체전에 정식종목으로 등록되기 위해선 시범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댄스스포츠 만큼은 예외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송 국장 역시 이번 대회 박기용(40)씨와 짝을 이뤄 출전한다. 출전 종목은 쌈바와 탱고. 쌈바 금메달 후보이기도 하다.

송 국장과 박씨는 올 초에 만났지만,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된 이 팀은 지난 4월부터 4차례 열린 전국대회를 모조리 석권했다. 송 국장은 “출전 선수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있다”며 웃어 보였다.

송 국장은 사범대학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했다. 취미로 댄스스포츠를 하다 ‘춤 바람’(?)이 났다. 교사인 부모의 반대가 있었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의지는 꺾지 못했단다. 지난 4년여동안 댄스스포츠 선수와 강사를 병행했다.

그러다 올 초 인천시 장애인 댄스스포츠 연맹이 구성됐고, 송 국장이 장애인 댄스스포츠 전도사를 자청했다. 지도자 연수도 받았다. 하지만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지금의 파트너인 박씨를 만나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박씨는 인천중앙병원에서 실시한 댄스스포츠 강좌가 계기가 돼 댄스계에 발을 들였다.

송 국장은 “처음에는 휠체어에 부딪히고 스텝이 엉키기도 했다. 장애인을 아무렇지 않게 대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시간이 지나며 단지 상대가 휠체어를 타고 있을 뿐인 것을 깨달았다. 비장애인과 춤을 추는 것과 별반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을 허무는데 댄스스포츠 만한 운동이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부부끼리 또는 부모와 자식이 할 수 있는 스포츠로 댄스스포츠를 강력히 추천했다.

한편 시 장애인 댄스스포츠 연맹(회장·황순제 ☎032-437-6788)은 댄스스포츠 보급 차원에서 올 초부터 특수학급이 있는 만성중에서 청소년체육교실을, 부평남중에서 방과후 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댄스 스포츠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