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분열공(十分熱工)’ ‘우정의 1030’

언뜻 들어서는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싱거운 ‘인터넷 신조어’라고 착각할 수 있다.그러나 이 말들은 학교를 혁신하기 위해 인천지역 선생님들이 만들어 낸 용어다.

열분열공(十分熱工)은 ‘10분 동안 열심히 공부하자’는 말로 연수여자고등학교가 자투리 시간을 교육적으로 관리, 학생들 스스로 시간의 가치를 인식하고 시간 관리를 체질화시켜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을 형성하자는 취지로 실행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 이름이다.

연수여고는 하루 일과 중 자칫 버려지기 쉬운 시간에 분위기를 환기시키면서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고 이용하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방안을 논의하다 청소 후 10분을 활용하는 ‘열분열공’ 제도를 만들었다.

이 학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시간 이후 학생들이 가장 나태해지던 7교시 시작 전 10분을 헛되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가장 집중적으로 학력을 향상시키는 시간으로 쓰고 있다.청소 시간 직후인 7교실 시작 전(오후 4시)에 각 반 담임교사의 지도 아래 1·2학년 학생 1천100여 명이 월·수·금요일 ‘외국어(영어) 영역 독해’ 화요일 ‘언어영역 및 독서논술과 관련된 프로그램’ 목요일 ‘수리영역, 탐구영역에 관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혁신적 시간 관리로 평소에 낭비되던 틈을 학력 신장 시간으로 역이용하는 것.

‘우정의 휴대폰 1030’의 10은 ‘담배 1(한) 개비 없는’ 30은 ‘쌈(싸움) 없는’ 학교를 뜻하는 말로 부개고등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다.신설학교인 부개고는 개교 초, 교사 수가 적다 보니 학생생활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이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례가 많았다. 학생들 간 갈등이 자주 생기고 주변 주민들도 학생들을 불신하게 됐다.

이를 염려한 학교는 흡연이나 학교 폭력 등으로 학생들이 교내에서 겪는 장애를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통해 생활부 선생님에게 보내는 ‘우정의 1030 문자 운동’을 전개했다. 서로가 흡연을 감시하고 금연을 독려한 결과, 행사 시작 3개월여 만에 교내 흡연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학교 측은 문자를 보내는 학생의 번호가 교사의 휴대폰에 나타나지 않도록 보내는 사람의 번호를 1030으로 찍도록 해 혹시 발생할지 모를 ‘보복’ 문제까지 예방하는 등 세심하게 대비했다.

이들 사례는 인천시교육청이 6일 오후 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한 ‘학교혁신경진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발표됐다.

김기준기자 gjkim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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