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게임하는 '홀덤펍' 불법 도박 온상··· 도박금 규모 177억

불법 도박 홀덤펍 검거 현장. [사진=인천 서부경찰서]
불법 도박 홀덤펍 검거 현장. [사진=인천 서부경찰서]

카지노처럼 칩을 제공하고 이를 온라인 앱으로 환전해주는 방식으로 170억원대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업주와 이용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도박장소개설과 도박 등 혐의로 홀덤펍 운영자 A(38)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매니저·딜러·이용자 등 1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인천·경기 등 수도권 홀덤펍 19곳에서 온라인 환전소 앱 등을 활용해 불법 도박장을 열거나 도박에 참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적발된 홀덤펍 중 16곳은 게임에 사용된 칩을 온라인 앱으로, 3곳은 매장에서 직접 환전하는 방식으로 도박장을 운영했으며 도박금 규모는 총 177억원에 달했다.

A씨는 카드 게임을 할 수 있는 홀덤펍에서 사용한 칩을 환전할 경우 단속에 노출될 수 있는 점을 대비해 전문 개발자와 함께 온라인 앱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자들은 카지노와 유사하게 홀덤펍에서 칩을 구매해 도박에 참여한 뒤 게임 포인트를 정산받아 온라인 앱과 연동된 개인 계좌로 환전할 수 있었다.

게임에서 딴 칩은 온라인 앱을 거치면 1%가량의 수수료를, 오프라인의 경우 10∼20%의 수수료를 떼고 현금으로 환전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 앱 환전 구조. [사진=인천 서부경찰서]
온라인 앱 환전 구조. [사진=인천 서부경찰서]

조사 결과 고등학생 4명도 불법 도박에 참여해 선도 조치됐으며 홀덤펍 1곳은 폭력조직이 운영하는 곳으로 드러났다.

홀덤펍 딜러 중에는 하루 일당으로 최대 100만원을 받은 직원이 있었고 한 상습 도박자는 3개월간 5천800만원을 탕진하기도 했다.

A씨를 비롯해 구속된 피의자들은 홀덤펍을 운영하면서 다른 홀덤펍을 상대로 가맹점을 늘려가다가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불법 도박장 관련자를 잇따라 검거한 데 이어 운영자와 동업자·투자자·딜러 등 29명의 범죄수익을 분석해 30억원가량을 몰수·추징했다.

포커의 한 종류인 '홀덤'에서 이름을 딴 홀덤펍은 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다.

경찰은 홀덤펍 온라인 환전소가 그동안 단속 사각지대에 있던 점을 고려해 다른 매장을 대상으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홀덤펍 온라인 환전은 매장에서 직접 환전해주던 방식보다 발전된 신종 수법으로 전국 첫 적발 사례"라며 "현재 온라인 환전소는 모두 폐쇄된 상태"라고 말했다.

칩과 교환해주는 매장이용권(게임포인트). [사진=인천 서부경찰서]
칩과 교환해주는 매장이용권(게임포인트). [사진=인천 서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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