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윤. 인천신문 논설위원
간호윤. 인천신문 논설위원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구별 못하게 만든다. 제1원인은 언론이다. “광화문 노숙하며 술판 벌인 민노총…편의점 소주는” ‘TV조선’ 뉴스이다. “아수라장”이란 말까지 나온다. “건설노조 상경 투쟁‥건폭 몰이 중단하라” 비슷한 시간 때, ‘뉴스투데이/MBC’ 보도이다. 분명히 같은 사건을 보도하는 기사이건만 천양지차다. 둘 중, 한 언론은 분명 언론이란 무죄의 가면을 쓰고 범죄를 저지른 꼴이다. 언론(言論)이 아닌 ‘악론(惡論)’이다. 

까뮈(Albert Camus, 1913~1960)가 『반항하는 인간』에서 말한 “우리 시대 특유의 기이한 전도(顚倒) 현상으로 인하여 범죄가 무죄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니 이런 날에는 무죄한 쪽이 도리어 스스로의 정당성을 증명하도록 강요받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분명 <언론윤리헌장> 서문에는 “…언론은 인권을 옹호하며, 정의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를 통해 시민의 올바른 판단과 의사소통을 도우며, 다양한 가치와 의견을 균형 있게 대변함으로써 사회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 아울러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한국기자협회(https://www.journalist.or.kr/)라 적혀있다. 

이를 위해, <언론윤리헌장> 제1항이 ‘진실을 추구한다’이다. ‘언론’으로서 자격을 ‘거짓 없는 진실 보도’로 규정하는 정의이다. 언론인은 진실을 거짓 없이 쓸 뿐이다. 그 진실(眞實,거짓 없고 참됨)이란, 사실(事實,실제로 발생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과 다르다.

“개는 요임금을 보고 짖는다”는 사실이지만 소설보다도 더 이상하고 “책값이 1만8000원이다”는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니다. 진실이란 우리 삶이 나아갈 방향, 옳음, 진리 등과 교환가치가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 진실만이 부조리한 세상에서 인권을 옹호하며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며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 

진실만을 추구하는 언론의 관용어가 그래 ‘펜이 칼보다 강하다’이다. 언론은 부조리한 현실에 ‘반항’하는 ‘시시포스(Sisyphus)’ 같아야 한다. ‘시시포스’는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영원한 형벌에 처해졌다.

카뮈는 시시포스를 ‘반항하는 인간’의 표본으로 여겼다. 그는 ‘아무리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을 향하여 다시 걸어 내려오는’ 시시포스의 모습에서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반항을 찾았다. 까뮈는 “반항하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농(non, 아니요)’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거부는 해도 포기하지 않는다”라 정의했다. ‘농’은 ‘여기까지는 따랐지만 이제 더는 안 된다’이다. 그 선을 넘지 말라고, 사실이 아닌 진실을 보도하는 게 언론의 책무이다.

그러나 자칭 언론이라 칭하는 ‘TV조선’이 언론으로서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 ‘한겨레21’에 이런 기사가 뜬다. “또 ‘조선일보’…소름 돋는 ‘조작’의 탄생, 분신 보도” ‘악론’인 범죄가 언론이란 무죄의 가면을 쓰고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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