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청자 내면 아름다움 화폭 담다
내달 1일~15일 KMJ아트 갤러리

[인천신문 송정훈 기자] 고려청자, 조선백자는 익숙해도 녹청자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녹청자는 통일신라 질그릇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다가 점차 세련된 제작기법이 동원돼 본격적인 청자로 발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는 녹청자를 질그릇에서 청자로 가는 과도기의 초기 청자로 인식했으나, 최근 문화재적 조사결과 고려 초기부터 중기, 후기에 걸쳐 생활용 막청자로 널리 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작가 이성미는 인천 서구 지역에 오랫동안 살면서 고려 시대부터의 녹청자 제작한 터였던 경서동 도요지에서 만난 녹청자에 느낌을 자기 작품에 담나 내기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녹청자는 우선 깨지거나 갈라진 결이 시간의 흔적인 크랙의 이미지로 작가에게 다가왔고 청자나 백자가 가진 외면의 화려함 보다 서민적인 재질의 푸근함으로 다가오는 녹청자가 보여주는 꾸미지 않은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았다.

보이는 화려함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가 또한 녹청자와 닮았다. 

이번 전시에는 고향에서부터 끈질기게 자신과 함께 해온 들꽃 속에 간직한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녹청자 도자기의 이미지를 통해 되살려냈다.

또  곡선과 직선을 이용 산과 바다 그리고 땅의 모습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인천지역의 살아있는 역사인 녹청자 도자기에서 이것은 또한 오랫동안 이곳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한 화가의 시선과 만나는 새로운 자리가 될 것이다. 

그것은 오랫동안 화가 이성미가 마음속에 그려왔고 화폭에 되살려 온 꽃의 말이며 그 꽃가루와의 만남, 즉 폴렌이 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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