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윤. 인천신문 논설위원
간호윤. 인천신문 논설위원

“아홉 참(站)식 열 참(站)식 녜거늘”

‘하루에 아홉 참씩 열 참씩 가다’는 정도의 뜻이다. ‘역참(驛站)이라고도 한다. 조선시대 간행된 『박통사언해』에 보인다. 여기서 ‘참’이란, 공무나 길 떠난 사람이 잠시 쉬던 장소이다. 

‘한참 기다렸나?’처럼 우리가 흔히 쓰는 이 ‘한참’도 여기에서 유래하였다. 

‘한참’은 두 역참사이 거리이다. 역참과 역참 사이 거리는 대략 20리~30리쯤이다.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 사이를 오가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는 뜻이다. 공간 개념이 시간 개념으로 바뀐 경우이다. 

새참(곁두리)이니, 밤참이니, 할 때 ‘참’도 이 ‘참(站)’에서 비롯하였다. 

여기서 ‘참’은 일을 하다가 잠시 쉬며 먹는 음식이다. 우리 속담에 “고추 밭을 매도 참이 있다”는 말이 있다. 고추 밭 매기처럼 헐한 일이라도 ‘참’을 준다는 뜻이다. 작은 일이라도 사람을 부리면 보수로 끼니는 때워 줘야 한다는 속담이다.  

이외에도 ‘참’은 ‘일 하다가 쉬는 일정한 사이’나 “집에 가려던 참이다”처럼 무엇을 하는 경우나 때를 지칭하는 따위, 그 쓰임새가 참, 여럿이다. 

『예기』의 「학기」에 이런 말이 있다. “수유가효 불식 부지기지야(雖有嘉肴 弗食 不知其旨也).” ‘비록 제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먹지 않으면 그 맛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배움을 음식에 빗댄 글이다.

매주 월요일 이 참(站)’에 ‘새참’을 마련해 보겠다.

독자님들, 천천히 이 ‘참(站)’에서 쉬며 간간하고 짭쪼름한 ‘새참’ 한 번 드셔 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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