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에 둘러앉은 빛 

 

우리 집 탁자는

칙칙하고, 낡고, 긁힌 자국이 선명하다

탁자를 볼 때마다

대낮인데도 나는

어둠의 길을 걷는 것 같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오히려 캄캄해지는 밤이 오면

고구마밭으로 내리쬐던 태양처럼

형광등 불빛이,

하루 일을 마치고 둘러앉은

가족의 어깨와 탁자 위에 펼쳐져서

어둡던 길이 환해지는 것이다

 

- 수피아, 시 ‘탁자에 둘러앉은 빛’ 

 

오월입니다.

가족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달과 날이 없지만,

그래도 그 의미를 다시금 새겨봅니다.

갈등하고 웃음 짓게 만드는 가족.

사랑이고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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