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금연욱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금연욱

COVID-19은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다양하게 변화시켰다. 특히 해외로의 이동에 큰 제약이 생겼고, 항공사들은 적자극복을 위해 국내선의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이는 국내 이동 시 기존에 주로 이용하던 좌석버스, 기차 외에 항공기 역시 하나의 선택지가 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COVID-19가 비교적 잠잠해진 2023년 현재도 큰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항공편 이용에는 저렴한 가격과 짧은 이동 시간이라는 장점에 가려진 단점이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항공기 운행 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이다. 유럽환경청(EEA. European Environment Agency)의 발표에 따르면, 항공기는 기차에 비해 무려 20배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항공기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전체 인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의 2% 수준이다. 그러나 매년 5%의 성장이 예상되는 항공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2050년 근방에는 항공기 운행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때문에 국내 이동 시 항공기 이용보다는 철도(KTX, SRT 등)와 같은 지상 교통 수단 이용이 적극 권고되어야 한다. 

우리는 유럽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Flygskam’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이라는 스웨덴의 신조어인 Flygskam은, 항공기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공기 탑승을 반대하는 사회 운동이다. 이 운동이 시작된 후로 2019년 스웨덴과 독일에서는 주요공항의 승객수가 각각 5%, 12%가 감소했다.  

그렇다면 Flygskam을 어떻게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을까? 이러한 사회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할 몇 가지 과제들이 있다. 우선,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항공기 운행이 온실가스에 미치는 영향을 모르는 국민들이 많기 때문에, 항공기 예약 시 구글맵과 스카이스캐너에서 사용하고 있는 탄소 배출량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또한 철도 운영사에서는 시간대나 탑승객 수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는 다이나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을 적용하여 항공기보다는 기차 이용을 늘려야 한다. 이처럼 항공기 산업에 대한 정부와 철도 운영사의 적극적인 개입은 국제 항공운송협회(IATA)에서 발표한 친환경 엔진 개발, 대체 연료 사용과 같은 온실가스 저감 이행 약속의 시간을 당길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2021년 발표한 인류가 기후변화에 미친 영향에 대한 6차보고서의 평가 결과는 ‘Unequivocal’이다. 즉, 논란의 여지 없이 환경의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대로라면 언젠가 SF영화에서나 보았던 것처럼 빙하가 녹아 땅을 뒤덮는 일이 멀지 않을 수 있다. 온실가스 정상화를 위해 작은 것부터 바꿔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 금연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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