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곳
너는 아예 나를 놓아버렸구나 도수를 올린 새 안경을 쓰고 골목길을 걸었다 주의할 게
아무것도 없는 길 생각 없이 모퉁이를 돌아갈 때마다 생각이 조금씩 빠져나오는 것 같다
너를 잃은 곳이 이쯤일까 가만히 거기
서 있었다
사과처럼 오래
텅 비어 있다
- 이서영, 시 '모르는 곳'
생각이 많아서 아예 생각을 비워버린 그런 날이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낯선 곳에서 텅 빈 듯 서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낯익은 곳, 내가 아는 곳에서 우리 함께 기뻐하며 함께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