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좌타자 추신수(24·시애틀 매리너스)가 올해 메이저리그에 승격한 뒤 첫 경기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주전 자리를 꿰찰 희망을 한껏 부풀렸다.

추신수는 4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주전 유격수 제레미 리드(25)의 부상으로 빅리그에 오른 뒤 LA 에인절스전에 중견수 겸 8번 타자로 선발출장, 3회 첫 타석에서 원바운드로 우측 펜스를 맞히는 통쾌한 2루타를 뽑았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타격 솜씨를 빅리그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추신수는 올 시즌 트리플A 타코마 레이니어스에서 79경기에 나와 타율 0.327, 홈런 11개로 맹활약 했고 특히 최근 7경기에서 타율 0.581(31타수 18안타), 3홈런, 11타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다.이같은 마이너리그에서 눈부신 타격은 그가 빅리그에 오르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애틀의 마이크 하그로브 감독은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추신수가 타코마에서 뛸 때처럼 방망이를 계속 휘두를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그가 빅리그에서도 잘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추신수는 수비에서도 나무랄데 없는 활약을 펼쳤다.그는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중견수로 뛴 적이 4차례에 불과하지만 이날 6, 7회 두차례 수비에서 외야 플라이를 깔끔히 잡아냈다.

그동안 우익수를 주로 맡은 추신수가 외야에서 수비 범위가 가장 넓은 중견수를 맡기에는 무리라는 일각의 우려도 있었다.하지만 물오른 타격에다 튼실한 수비로 강한 인상을 남겨 추신수는 팀내 주전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하그로브 감독은 일단 추신수를 ‘플래툰시스템(상대 투수에 따라 좌타자와 우타자를 번갈아 기용하는 것)’에 따라 오른쪽 타자인 윌리 블룸퀴스트(29)와 번갈아 중견수로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추신수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꾸준히 보인다면 제레미 리드나 크리스 스넬링(25), 블룸퀴스트 등 경쟁자들을 제치고 주전 자리를 충분히 꿰찰수 있다.추신수는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10경기에 나와 타율 18타수 1안타로 타율 0.056, 1득점, 1타점으로 부진했고 유일한 안타도 빗맞은 행운의 안타였다.

시애틀에서 ‘안타 제조기’ 스즈키 이치로(33)와 우익수 수비 위치가 겹치는 바람에 빅리그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해온 추신수가 중견수로 주전 자리를 꿰찰 수있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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