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나무 꽃

                   백승훈 시인

 

바람에 쓸리고

찬비에 젖어

거리를 떠도는 낙엽들이

겨울 앞을 서성이는데

볕바른 화단에

명자꽃

봄보다 더 붉게 피었다

철 모르는 꽃이라고

혀를 끌끌 차다가

이내 나를 돌아본다

걷다 보면

누구나 삐끗할 때가 있다

나도 허방을 짚어

삶이 송두리채 휘청인 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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