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아픔과 구절초

                                 박종영 님

 

늦가을 어느 날

철부지 방황을 마치고 구절초 너에게

무거운 마음을 정착한다.

굽은 등을 추슬러 깨알 같은 시간에

궂은 생각으론 네 향기의 풍미를

훔치는 것은 불비한 행동임을 안다.

인생은 빗살 같은 것

떠나간 사람과 돌아오는 사람들이

나무람없이 만나는 깊어가는 가을

진한 너의 향기를 맡으며

머무를 때와 떠나갈 때를 알아

한세월, 숫된 향기 골고루 풍기며

사랑의 길에서는 언제나

이별의 아픔이 숨어 있음을 알려주는 꽃

구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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