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인천대 등 인천지역 대학출판부가 제대로 기능과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71년에 설립된 인하대출판부는 양질의 학술서 발간보다는 신입생 교재 등에 치중하고 있으며, 인천대는 지난해 4월 출판부가 첫 출범한 상태다.인하대출판부는 그간 254종을 발행하면서 연간 2억원 가량 수익을 내지만,80~90%가 신입생 수업교재에서 충당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가 ‘글빛’이라는 독립브랜드로 출판사 특화에 성공하면서 2004년에만 1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재정확보와 학교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인하대출판부 내에 출판전문인력도 없고, 편집위원회나 기획·심의위원회역시 없기 때문에 좋은 책이 나오지 못하는 요인으로 제기된다. 서울대학교출판부 측은 서울대와 분리된 별도 법인으로 직원수만 28명이고, 출판위원으로 18명을 두고 있다. 출판위원에 의해 30∼70% 가량 원고가 부결되거나 보류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인하대출판부가 홍보와 마케팅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인터넷 등에서 짜깁기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도 있다”고 전했다. 출판부의 기능과 위상이 부족하다보니, 양질의 책이 나오기는 커녕 교수들 역시 대학출판부에서 책을 내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다.

여기에 학생들의 시선도 곱지않다. 조모(인하대 사회과학부 3년 휴학)씨는 “대형서점에 배치된 타대학출판물을 보면 부럽다”며 “1학년 때 사야하는 교양수업교재를 제외하면 인하대출판부에서 나온 책은 찾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인하대 측은 지난해 12월 직제개편을 하면서 출판부를 평생교육원의 한 기구로 축소했다.평생교육원 산하에 평생교육부, 언어교육부, 과학영재교육부, 출판부가 있는 실정이다.이에 대해 인하대 기획처 관계자는 “수익사업적 성격이 있는 부서를 한 곳으로 묶으면서 출판부가 평생교육원으로 들어가게 됐지만, 출판부 담당자가 실장급에서 오히려 팀장급으로 상승했다”며 출판부의 위상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판의 전문성은 더욱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출판팀장의 정식 명칭은 전략홍보팀장으로, 출판 업무 외에 평생교육원의 홍보까지 겸해야 하기 때문이다. 출판실무를 담당하는 직원 역시 1명에 불과하다.

인천대는 지난 해 4월 대학출판부를 조직했지만, 올해 실무담당직원 1명이 근무하고 있다.인천대 관계자는 “올해 3000만원의 출판예산으로 10권 가량의 책을 낼 계획으로 교수들로부터 저술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인천대는 출판부운영위원회를 구성, 책을 출간할 때 심의를 하지만, 역시 출판전문인력이 없기는 인하대와 마찬가지다.

최원식 인하대 인문학부 교수는 “대학출판부가 내는 교재 비중이 축소되고 있는 추세”라며 “출판부 고유의 기능을 하루속히 재정립함과 동시에 출판부, 박물관, 도서관 등의 역량을 대학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문 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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