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벌커선사인 대양상선이 120여명의 직원을 40명까지 줄이는 대대적인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이어서 해운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신입사원들에게까지 명예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덕성 시비마저 불거질 우려를 낳고 있다.2일 관련업계와 대양상선 등에 따르면 대양상선은 최근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한 때 120여명에 달했던 임직원 수를 40여명 선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고위급 임원을 비롯해 팀장급들이 주요 감축대상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해외영업지점도 폐쇄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양상선 관계자는 “시황하락에 따라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규모나 해외지점폐쇄여부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존 인력의 50~60%가 지난달 30일자로 감축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양상선은 지난해 129억4천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으면서 이번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7천933억2천700만원으로 전년대비18.3% 감소했고, 155억4천만원의 영업 손실과 133억9천900만원의 경상손실, 129억4천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이 회사는 지난해 파나막스 벌커 용선부문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관련 업계는 이번 대양상선의 대규모 인력 감축이 국내외적으로 상당한 여파를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대표인 정유근사장은 지난해 8월 해양수산부가 주최한 ‘시황관련 해운업계사장단’ 오찬간담회에서 톤세제도의 수혜 폭이 전체의 10%밖에 안 된다면서 개선해줄 것을 해양부에 요청하면서 “시황이 좋을 때 대양상선이 용선한 선박은 180~200척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5-8% 수준으로, 배 값으로는 4조원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사업축소에 따른 국내 해운업계의 신인도 추락이 우려되고 있다.

또, 감축된 인력들이 다른 해운업체에 이직하지 못할 경우 설립하기 쉬운 해운중개업(쉬핑브로커)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 해운중개업체의 난립도 예상되고 있다.대양상선은 매출규모에 비해 자사선대가 빈약한 상태로 그동안 용선영업에 치중해 왔다. 대양상선이 보유한 자사선은 2척, 7만2천929GT(총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용선에만 치중하는 영업형태를 보여 온 것으로 풀이된다. 대양상선은 2004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188% 증가한 9천461억원, 영업이익 598억원(374% 증가), 경상이익 294억원, 당기순이익 204억원(153% 증가) 등 상당한 호(好)실적에도 불구하고 선박투자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톤세제 적용도 받지 못하고 있다.

자사선이 없는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수익을 악화시키는 용선선박의 조기반선과 인적 구조조정 외에는 별다른 돌파구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대양상선은 자본금 25억원으로 대표 정유근사장 1인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사장은 노무현대통령과 동기동창으로 모교인 고려대에 2004년과 2005년에 30억원, 형제사건축신축기부 7억여원, 꽃동네외 불우이웃돕기 6천만원, 국제기아 대책기구 5천600만여원 등 2년간 40억원의 기부금을 내는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부두진 기자 djboo@shippin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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