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4000만 국민과 하나가 되기를…’

새터민(탈북자)들이 한민족이지만 낯선 남한 문화를 배우기 위해 인천에 모였다.탈북자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교육중인 28명(남성)의 새터민들은 1일까지 1박2일간 인천 황룡사에서 진행된 템플스테이에 참가해 불교문화·민속놀이 체험, 문화유적지 관광, 산업시설 견학에 나섰다.

대한불교천태종 ‘나누며하나되기운동본부’가 새터민들의 국내 정착 지원을 위해 마련한 이 행사는 지난 6월1일과 2일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여성 25명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한데 이어 두 번째.황룡사 주지 무원스님은 환영사에서 “새터민들에게는 배고픔과 가난보다 주변과의 괴리감이 견디기 힘든 점”이라며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심적으로 하루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터민 대표로 나선 A(22)씨는 “북녘 땅에 두고 온 부모형제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우리 세대에 통일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남한의 전통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는 그는 “이 자리를 통해 남한에 대해 배워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휴식시간을 가진 새터민들은 오후에 윷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를 즐기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B(29)씨는 “(한국에 온 것이) 좋은 건 사실이나 좀 막연한 생각도 든다”며 “사회생활경험이라곤 10년간 군복무해온 게 전부라 어떤 일을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할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함경북도 청진이 고향인 C(40)씨도 “북에서는 택시기사로 먹고 살았는데 한국에는 택시가 너무 흔한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무원스님은 “북에서 고생한 새터민들이 빠른 시간에 전통문화에 적응하도록 템플스테이를 정례화하는 것은 물론 새터민을 위한 직업박람회 등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황룡사에서 하룻밤을 보낸 새터민들은 1일 오전 동화마루를 견학하고, 오후에는 강화산성, 인천항 수출현장 등을 둘러본 뒤 하나원으로 돌아간다.

정진옥기자 sky_soccer@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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